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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경쟁으론 어렵다"…삼성·LG가 'AI 가전' 공들이는 이유 있었네
스마트가전 두 자릿수 성장률
전체 생활가전 2~4배 웃돌아
전체 생활가전 2~4배 웃돌아
스마트가전, 일반 가전 성장률 2~4배 전망
1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은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1335억3000만달러(약 202조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5.1%. 보고서는 성장 요인으로 기술 혁신, AI 통합, 에너지 효율·환경 지속가능성 중시, 도시화·생활방식 변화를 꼽았다. 가전 시장 자체가 정체된 상황은 아니지만 성장 속도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핵심 금맥은 스마트홈 가전이다. 테크나비오는 이 시장이 2025~2030년 980억1000만달러(약 148조원)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연평균 20.6%씩 성장한다는 관측이다. 냉장고·에어컨·전자레인지·식기세척기·스마트 세탁기·건조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체 가전과 비교해 성장률이 약 4배 더 높은 셈이다. 보고서는 연결·자동화된 주거 환경 선호, 에너지 효율 소비, 사물인터넷(IoT)·AI·무선 연결 기술 발전을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다른 시장조사기관 전망도 이와 유사하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이 지난해 7557억2000만달러(약 1143조원)에서 2026년 8266억6000만달러(약 1250조원), 2034년 1조3864억6000만달러(약 2096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6.7%로 예상된다. 반면 스마트홈 가전 시장은 올해 547억7000만달러(약 83조원)에서 2034년 1668억3000만달러(약 252조원)로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만 14.9%인데 전체 가전 시장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스마트홈 가전보다 넓은 범위의 '스마트가전' 시장도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스마트홈 가전이 집 안의 연결 플랫폼과 자동화 환경에 연동된 가전을 말한다면 스마트가전은 개별 제품에 AI·IoT·센서·원격제어 기능을 적용한 더 폭넓은 개념이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 분석을 보면 이 시장은 올해 803억9000만달러(약 121조원)에서 2034년 1877억5000만달러(약 283조원)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1.18%.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도 스마트가전 시장이 지난해 423억5000만달러(약 64조원)에서 연평균 11% 성장해 2030년 712억8000만달러(약 10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태 지역서 성장세 '뚜렷'…소비자 우려는 '과제'
스마트가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마켓츠앤드마켓츠는 아시아·태평양이 2025~2030년 스마트가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도·한국·일본과 동남아 신흥국에서 도시화·홈오토메이션 수요가 맞물려 냉장고·세탁기·에어컨·주방가전 스마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국내 가전 제조사들도 AI 가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장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기존 가전은 이미 높은 보급률 탓에 판매량만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반면 AI 가전은 전력 사용량 감소, 개인화된 사용경험 등을 앞세워 가격을 높이고 수익성을 확대하는 발판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순 편의 기능보다 전기요금 절감, 원격 제어, 자동화, 개인화가 사용경험 혁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다만 AI 가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3월 20~64세 1500명을 조사했는데 "지난 1년 동안 AI 가전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긍정 수용'에서 '신중 수용'으로 이동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되면서도 우려가 뚜렷하게 커진 결과"란 분석이 나왔다. 실제 스스로를 '신중한 수용자'라고 답한 응답자는 45.7%로 이전 조사보다 6%포인트 늘었다.
삼성전자·LG전자는 AI 가전을 생활공간 전략으로 확장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을 집 안 생활을 돕는 '홈 컴패니언'으로 키우는 중이다. CES 2026에선 비스포크 AI 가전이 스마트싱스와 빅스비, 스크린·카메라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이해하도록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AI 가전 전략을 '공감지능'과 '제로 레이버 홈'으로 풀어내고 있다. CES를 통해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공개하면서 집 안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해 가사 노동 부담을 줄이는 AI홈 구상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AI 가전·스마트가전은 경쟁 전선을 넓혔다. 테크나비오는 기존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 주요 주자로 삼성전자·LG전자·하이얼·메이디·월풀·일렉트로룩스·다이슨 등을 꼽았다. 하지만 스마트홈으로 전장을 넓힐 경우 여기에 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추가된다고 봤다. 하드웨어 제조 역량만큼 플랫폼 연결성, 데이터 활용,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시장에선 앞으로 판매량보다 '얼마나 똑똑한 제품으로 바꿀 것인가'란 질문에 답을 내놓는 경쟁이 주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