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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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 개입이 있었는지 수사하는 경찰이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논의 과정까지 들여다본다. 2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를 넘어 새로운 혐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역수사단은 홍 전 감독 선임 의혹과 관련해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피고발인뿐 아니라 협회 전력강화위원회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앞서 사건을 맡았던 종로경찰서보다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감독 선임 전 과정을 수사선상에 올려 범죄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전력강화위에서 홍 전 감독이 최종 후보자로 추천된 경위도 새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시 전력강화위에는 정해성 전 위원장과 박주호 해설위원, 고정운 김포FC 감독 등 11명이 참여했다.

문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는 홍 전 감독과 외국인 감독 1명이 공동 1순위로 뽑혔다. 이후 정 전 위원장이 홍 전 감독을 선택해 정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 문체부는 이 단계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논란은 이후 불거졌다. 정 전 회장이 "외국인 후보자도 만나보라"는 취지로 반응했고 정 전 위원장이 사퇴했다. 이후 협회 수뇌부가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전 기술이사에게 감독 추천권을 넘겼다는 게 문체부 판단이었다.

이 전 이사는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외국인 후보자를 만났지만 면접 내용을 전력강화위원들에게 공유하지 않고 홍 전 감독을 최종 후보로 정했다. 그는 홍 전 감독 자택 근처에서 4~5시간 기다린 끝에 만남을 성사시켰고 설득 끝에 수락 답변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가 확인한 사실관계는 법정에서도 받아들여졌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축구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정 전 회장에 대한 중징계 요구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협회 패소 판결을 내렸다.

경찰 수사가 쉽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하려면 정 전 회장 등이 속임수나 강압으로 전력강화위 또는 이사회 업무를 방해했다는 점과 고의성이 확인돼야 한다.

경찰이 혐의점을 입증하려면 전력강화위가 자체적으로 '홍명보 1순위' 결론을 냈다는 기존 사실관계를 뒤집을 만한 외압 정황이나 내부 공모 단서를 찾아야 한다.

스포츠윤리센터도 앞서 선임 과정을 조사했지만 정 전 회장이나 관련자의 의도성은 입증하지 못했다. 정 전 회장에 대해서도 직무태만으로 판단했을 뿐 범죄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