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이것'부터 하라"…결혼 확률 30% 뛴 놀라운 비결 [도쿄나우]
결혼 전 동거가 결혼과 출산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일본 학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출산 대책의 초점을 출산·육아 지원에서 결혼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세이케이대 나이토 도모에 준교수는 내각부 자료를 활용해 25~34세 여성의 결혼 확률을 분석한 결과, 동거를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결혼할 확률이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동거를 통해 상대를 충분히 이해하게 되면서 여성이 학력이나 직업, 체형 등 배우자 조건에 대해 보다 유연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동거 확대가 출산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25~34세 여성의 결혼율은 46%지만, 이 연령층 여성의 절반이 동거를 경험할 경우 결혼율은 55%로 높아지고 합계출산율도 1.3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모든 여성이 동거를 할 경우 결혼율은 72%, 합계출산율은 1.63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일본의 저출산이 출산보다 결혼 감소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일본의 2025년 합계출산율은 1.1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조사에서는 결혼한 부부의 평균 자녀 수가 1.9명으로 나타나 결혼 여부가 출산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가쿠슈인대 스즈키 와타루 교수 연구팀도 25~49세 남녀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배우자에게 요구하는 조건이 결혼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나이와 연봉, 고용 형태, 학력, 키, 체형 등 6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커플이 성사될 확률은 3.8%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배우자 조건을 완화하는 것도 결혼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요구 조건을 한 가지 줄이면 커플 성사율은 18.8%로 높아지고, 두 가지를 완화하면 약 30%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일본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출산과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 완화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결혼 장벽을 낮추는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결혼 전 동거가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저출산 대응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