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채 금리 30년 만에 최고…"다카이치 재정확대 우려" [도쿄나우]
일본 엔화가 플라자 합의 이후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물가 상승세에 비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다카이치 정권의 적극재정 확대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 전망이 겹치면서 국채 매도세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2.81%까지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이는 1996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날부터 장기금리 기준 종목이 신규 발행 10년물로 변경됐으며, 금리는 전날보다 0.015%포인트 올랐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정부 기조에 더욱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마련한 '경제재정 운영 및 개혁의 기본방침(호네부토 방침)' 초안에서 일본은행에 경제와 물가, 금융 상황에 맞는 적절한 금융정책 운용을 요구했다.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 속도를 금리 인상이 따라가지 못하는 이른바 '비하인드 더 커브(정책 대응 지연)' 상황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을 미리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장기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올해 호네부토 방침 초안에서는 지난해 포함됐던 '재정건전화' 문구가 삭제됐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추진하는 적극재정 기조로 재정 규율이 약화되고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2일 실시한 10년물 국채 입찰은 부진한 결과를 기록했으며, 이를 계기로 장기채를 비롯한 전 만기 국채의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앤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일본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금리 차이가 계속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