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전력, 용수 등 인프라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은 물론 화력발전까지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젊은 인재들이 지방에 내려가도록 하기 위해 여가와 주거, 일자리가 동시에 충족되는 ‘직·주·락 도시’ 조성도 추진한다.
원전·화력발전까지 총동원…'AI 인프라 전력' 국가가 책임진다

◇“직·주·락 균형 도시 만든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국토공간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주거, 교육, 의료 환경, 문화와 체육이 함께하는 직·주·락 균형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기업이 지방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김 장관은 “미국 실리콘밸리, 싱가포르 원노스, 중국 선전과 같이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근무자의 주거 및 문화가 도시 안에 함께 존재하는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한 ‘기업형 첨단도시’를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수요자인 기업의 필요에 맞춘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산업 거점 조성 전략을 달리해 기업이 원하는 곳과 원하는 방식으로 첨단 도시를 만들어 내겠다”며 “기업 제안형 주택과 청년이 만족할 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교통 및 물류 인프라의 접근성 개선과 관련해서는 “출퇴근 및 생활권은 30분, 수출입 물류권은 한 시간 접근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국가교통망, 대중교통, 첨단 물류 체계를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이어 “기업 투자의 성패는 타이밍”이라며 “계획과 보상, 설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패스트트랙으로 조성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에서는 지역 인재 유출과 기업의 지방 투자 기피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대책도 제시됐다.

◇원전·화력발전까지 총동원

정부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확충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송전선로 용량을 늘려 강원 동해안과 충남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최대한 많이 끌어올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송전선로는 땅속에 묻어 지역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용수는 한강 수계 통합용수공급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소양강댐, 화천댐, 충주댐 등의 물을 공급한다. 단기적으로는 공정용수 재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새로 조성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송전선 연결망을 신속히 구축하고, 한빛원전 1~6호기(6GW급)와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활용해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이 포함될 것”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과 건설 기간 단축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남권의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약 21GW로 전국 최대 규모다. 하루 수요가 65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용수는 도수관로를 신속히 건설하고 다목적댐과 대체 수자원을 활용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도 재생에너지와 원전, 화력발전을 조합한 전원 믹스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GS와 SK가 강원 등에서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으로 석탄 등 화력발전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대규모 데이터센터로 보내기 위해 전력 공급 여유가 있는 345㎸ 변전소 정보를 공개하고, 전력계통영향평가도 사전 협의해 신속히 처리한다.

용수도 적기에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 26개 데이터센터의 용수 수요는 하루 9000t 수준이다. 초대형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냉각용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공급 체계를 미리 구축할 방침이다. 전기요금 체계도 손질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력 공급 여건을 반영한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올해 하반기 도입하고, 전력 소비 특성이 다른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는 별도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유정/김리안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