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갤럭시노트7의 교훈
어려움에 빠진 삼성전자 DX
올해 삼성전자의 가전과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 DX부문이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반도체 가격 급등도 부담이다. 부품 가격이 올라가면 제품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결국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지금의 위기를 10년 전 위기와 비교하면 그 강도는 훨씬 낮다. 문제를 해결할 시간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당시와 비교해 나빠진 점이 있다. 바로 구성원의 사기다.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 직후 삼성전자 사내 인트라넷엔 오히려 평소보다 많은 글이 쏟아졌다. 스마트폰 담당 직원들은 “더 사랑받고 더 믿음 주는 갤럭시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다른 사업부 직원들은 “갤럭시노트7을 만든 기획자와 디자이너, 개발자는 다른 분야 임직원들이 응원하고 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며 북돋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스마트폰 담당 직원들은 밤을 새우며 결함 원인을 찾았고, 신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DX부문 조직 분위기는 다르다. DX 직원들 사이에선 ‘열심히 일해서 뭐하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달 20일 노사의 성과급 타결이 도화선이었다. 올 연말 성과급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6억원, DX는 6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되는 조건으로 결정되면서다. 메모리 저연차 직원이 다른 분야 부서장급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조롱이 힘들다는 호소도 나온다. 한 직원은 “반도체 부문 후배가 DX 선배를 조롱하며 퇴사를 종용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성과급 합의가 올바른지 고용노동부에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DX 직원들이 단체로 상갓집 복장인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일도 있었다.
무기력증 극복 속도 내야
물론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일은 스마트폰 결함을 잡거나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보다 몇 배 어려울 것이다. 노태문 DX부문장이 나서서 노조 대표를 만났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DX 직원 사기를 위해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 원칙을 깰 수도 없는 노릇이다.그럼에도 회사가 더 빠르게,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력감은 커지고, 직원 간 갈등은 확산할 것이다. 유능한 인재의 이탈이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삼성전자 반도체가 어려울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던 DX의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이다. 10년 전 삼성전자는 단종 발표 이후 약 1주일 내에 교환 및 환불 발표, 감사 착수 결정, 협력사 지원 계획 확정 등을 마무리 지었다. 성과급 협상이 타결된 지는 한 달이 더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