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웅본색'. 홍콩필름갈라프레젠테이션 제공
영화 '영웅본색'. 홍콩필름갈라프레젠테이션 제공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졌다!”

나이 지긋한 씨네필(영화 애호가)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 구석에 품고 있을 영화 ‘영웅본색’에 나오는 대사다. 바바리 코트와 입에 문 성냥개비, 밤거리를 가득 채우선 총성이 스크린을 지배했던 1980년대 홍콩 영화는 그 시절 청춘과 낭만의 상징이었다.

홍콩 영화의 황금기가 지나갔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영화적 유산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 기억의 파편이 서울에서 선명하게 다시 영사된다. 오는 26일부터 열흘 간 예술영화관 에무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홍콩 필름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주윤발과 장국영의 출연한 ‘영웅본색’부터 ‘연지구’ ‘종횡사해’가 4K 복원판으로 관객과 만난다.

홍콩필름갈라프레젠테이션은 다양한 지역의 영화 애호가에게 홍콩 영화를 선보이는 순회 프로그램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인 부산, 홍콩, 도쿄 국제영화제가 설립한 ‘아시아 영화상 아카데미(Asian Film Awards Academy)’가 홍콩 문화창의산업발전청(CCIDA) 등의 지원을 받아 주최하는 행사다. 태국 방콕,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을 거쳐 올해는 서울에서 선보인다.

이번 행사에선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홍콩 영화 10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인 탬와이칭의 ‘나 같은 사람’을 비롯해 메리 스티븐 ‘팔림프세스트: 이름에 관한 이야기’ 패트릭 렁 ‘안녕 UFO’ 토미 응 ‘어나더 월드’ 트레이시 초이 ‘걸프렌드’ 호 미우키 ‘러브 라이즈’ 로런스 칸 ‘백일지하’ 등이다. 모두 한국에서 처음 상영되는 작품이다.
'연리지'. 홍콩필름갈라프레젠테이션 제공
'연리지'. 홍콩필름갈라프레젠테이션 제공
오우삼 감독의 액션이 돋보이는 ‘영웅본색’과 ‘종횡사해’ 금관붕 감독의 판타지 멜로 ‘연리지’ 등 세 편의 클래식 영화도 선보인다. 과거 영화 애호가들이 비디오방을 전전하며 봤던 흐릿한 화질을 최신 4K 화질로 복원했다.

행사 관계자는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상영작들은 다수가 국제 영화제 등에서 호평 받은 작품들로 홍콩 영화의 생명력을 보여준다”며 “황금기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끊임없이 진화해온 홍콩 영화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연계 행사도 열린다. ‘홍콩 도시 문화와 영화적 기억’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에선 ‘종횡사해’의 비하인드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영웅본색’의 자필 대본과 제작 노트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아카이브 자료도 볼 수 있다.

홍콩 영화인들을 만나는 시간도 마련됐다. ‘연지구’를 연출한 관금붕 감독과 ‘영웅본색’의 각본을 쓴 진경가 감독을 비롯해 이번 상영작에 참여한 감독과 주연 배우 등이 방한해 홍콩과 아시아 영화에 대해 대화하는 패널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홍콩필름갈라프레젠테이션
홍콩필름갈라프레젠테이션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