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도 '감사 사정권'...감사원, 금융당국 감사 착수
감사원, 금융위·금감원 대상
투자자 보호 감사 착수
투자자 보호 감사 착수
25일 금융위와 금감원을 대상으로 '금융투자자 보호 실태' 감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감사는 지난 24일부터 20일간 이뤄진다. 산업·금융감사국 제3과장을 단장으로 한 9명 규모의 감사반이 투입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가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도·감독 업무와 검사·제재·분쟁조정 등 사후 구제 업무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코스피지수가 8000을 넘고 레버리지 ETF 등 위험상품도 대중화하고 있어 투자수익 및 투자위험도 증가하고 있다"며 "최종 소비자로서 국민의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 감사를 실시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감사원의 이번 감사가 정책감사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감사는 법적으로 크게 회계검사와 직무감찰로 구분된다. 회계검사는 예산 집행과 수입·지출, 재산 관리 등 회계 관련 사무의 적정성을 살피는 감사다. 직무감찰은 행정기관의 사무와 공무원의 직무 수행 과정에서 법적 문제점이나 위법·부당행위가 있는지 확인하는 감사다.
정책감사는 법적 용어가 아니다. 정책 결정 과정의 위법·부패를 넘어 정책 판단의 옳고 그름까지 감사원이 사후적으로 따지는 감사 관행을 말한다. 지금까지 정책감사가 반복되면서 공무원들이 사후 책임을 우려해 적극적인 정책 판단을 피하게 되는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청와대가 정책감사 폐지를 내세운 것도 정책 실패 가능성까지 사후 책임으로 돌리는 감사 관행이 공직사회를 위축시킨다는 판단에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4월 "공직사회가 국민만 바라보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정책감사 폐지를 성과로 꼽았다.
감사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감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내비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출시한 지 한 달 된 금융상품까지 감사 대상이 되면 금융당국의 상품 허용 판단 자체를 사후적으로 문제 삼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세부 범위를 확정한 것은 아니며, 실지감사 과정에서 필요성이 확인되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가 올해 감사계획에 포함된 예정된 감사라는 입장이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과 규제, 자율규제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감사라는 설명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경우 상품 출시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거래 취약계층과 일반투자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마련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감사 대상과 범위가 과도하게 넓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위험 상품 판매 과정의 불완전판매나 비용 전가 문제는 일차적으로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상대로 감독·검사해야 할 사안"이라며 "감사원이 이를 명분으로 금융당국의 상품 허용과 규제 설계까지 평가하면 정책 판단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미현/김형규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