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라진다"…수도권 임대차 시장, 월세 중심으로 가속
24일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 코리아가 발간한 '2026 서울 주거시장 백서'에 따르면 수도권 임대차 시장은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JLL 코리아가 대법원 확정일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수도권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약 71.9%였다. 2022년에는 50% 아래로 내려갔다. 2025년에는 약 38% 수준까지 낮아졌다.
전세 비중이 절반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임대차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본격 재편되고 있다는 뜻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크게 맡기는 전세보다 매달 임대료를 내는 월세 선택지가 더 커지고 있다.
전세 기피를 키운 요인은 보증금 반환 불안이다. JLL 코리아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 전국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2019년 1630건이었다. 2024년에는 2만941건으로 급증했다. 사고액도 크게 늘었다. 2019년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3442억원이었다. 2024년에는 4조4900억원을 기록했다.
수도권 사고 규모가 컸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959건이었다. 사고액은 1867억6495만원이었다. 사고율은 1.4%였다. 비수도권 사고 건수는 415건이었다. 사고액은 651억8940만원이었다. 사고율은 2.0%였다.
전세 불안은 월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질수록 임차인은 전세 계약을 망설이게 된다. 월세는 매달 부담이 생긴다. 다만 큰 보증금을 맡기는 데 따른 불안은 상대적으로 낮다.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월세 선호가 드러난다. JLL 코리아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9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2024년에는 두 지수가 역전됐다. 자가 구매 대신 임대를 택하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매매가격지수는 내려갔다. 월세가격지수는 올랐다. 월세 부담은 새 주거 상품으로도 번지고 있다. JLL 코리아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서울 전용면적 40㎡ 이하 코리빙 유닛의 중위 월 임대료는 약 113만원이었다.
권역별 차이도 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가 포함된 동남권 코리빙 중위 월 임대료는 약 139만원이었다. 서울 권역 중 가장 높았다.
도심권은 약 90만원 수준이었다. 권역 중 가장 낮았다. 다만 도심권에는 2~3명 이상이 한 방에 거주하는 기숙사형과 고시원형 코리빙이 섞여 있다. 이런 상품이 중위값을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월세 상품은 더 다양해지고 있다. 코리빙은 개인 공간 외에 거실과 주방, 헬스장 등 공용공간을 제공한다. 운영 시스템과 보안 시스템도 갖췄다. 이런 이유로 일반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다 높은 월세가 책정되고 있다.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 부족도 임대시장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JLL 코리아가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서울시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2022년을 기점으로 30년 평균을 계속 밑돌고 있다.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은 기존 주택과 오피스텔 임대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도 월세 시장을 키우고 있다. JLL 코리아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2026년 서울 1인 가구 비중은 약 41%로 예상됐다. 서울시민 10명 중 4명이 혼자 사는 구조다. 2인 가구도 약 27% 수준으로 집계됐다.
외국인과 유학생도 임대 수요를 넓히고 있다. JLL 코리아가 법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서울 등록외국인 수는 27만9629명이었다. 국내 등록외국인의 약 17%였다.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약 15만5760명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 유학생은 약 6만1244명이었다. 비중은 39%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