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스피 1만 시대를 향한 또 하나의 퍼즐
이행규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선진 시장의 위상을 확고히 하려면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이다.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문제 행위를 막아 투자자를 보호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일은 중요하다. 또 다른 하나는 세 차례의 상법 개정을 통한 상장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다. 법 개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선진 자본시장으로의 도약을 위한 밑그림이 마련됐다.
반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비상장기업은 상장기업으로서 갖춰야 할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에 대한 검증이 여전히 미흡하다. 이들 기업의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상장사로서 준수해야 할 준법 경영과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현저히 부족하다. IPO 준비기업 경영진은 주관 증권사를 통해 사업 현황과 장래 계획을 숙의하고, 회계감사를 받으며 회계 투명성의 중요성을 각인하게 된다. 그러나 IPO 심사과정에서 법률 실사와 법률 의견 제출은 의무화돼 있지 않다. 그 결과 소수의 주주를 둔 폐쇄적 비공개기업에서 수많은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공개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필요한 인식 전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이사회를 통한 투명경영, 준법과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을 학습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 같은 제도적 공백 때문에 IPO 준비기업 최대주주나 창업자는 상장 이후에도 본인의 결정만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내부통제 훼손에 따른 횡령·배임 문제가 발생해 상장폐지에 이르기도 한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꿈꾼다. 그러려면 IPO 준비단계에서부터 글로벌 기준에 걸맞은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경영진이 그 중요성을 각인해야 할 것이다.
현행 자본시장법령상 공모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누락되거나 허위가 존재하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증권신고서 주요 내용에 대한 법률 전문가의 확인이 의무가 아니다.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 IPO 시장은 물론 우리가 증권거래소 설립을 지원한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투자설명서 작성 과정에 법률 전문가가 관여하도록 제도화한 것과 대비된다.
우리나라 IPO 시스템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한 축이 부재하다. 코스피 1만 시대를 달성하고 코스닥시장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IPO 심사와 공모 시스템 보완이라는 퍼즐을 반드시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