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강화한다더니…전액보증 막고, 부실채권 2.2조는 '소각'
'대위변제율 5배↑' 지역신용보증제도 개편
전액보증 폐지·상권 평가 도입 등 심사 강화
소각채권 기업엔 신규보증 허용…형평성 논란
전액보증 폐지·상권 평가 도입 등 심사 강화
소각채권 기업엔 신규보증 허용…형평성 논란
정부는 1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속가능한 보증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신용보증제도는 담보나 신용도가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금융 제도다. 전체 소상공인 다섯 명 중 한 명 꼴(17%)인 약 13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건전성 악화다. 정부에 따르면 지역신보 대위변제율은 2021년 1.01%에서 지난해 말 5.07%로 급등했다. 대위변제율은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상환한 비율을 뜻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대위변제율을 3.2%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먼저 보증비율 100%인 전액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보증심사 때 재무정보 외에 상권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도 활용하기로 했다. 17개 지역신보에 대한 경영평가에도 질적 지표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재보증제도도 손본다. 현재 50% 이상인 재보증 비율을 30% 이하로 낮춰 지역신보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신 중·저신용자 대상 보증은 정책 목적을 고려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건전성 강화와 동시에 대규모 채무 조정책도 내놨다. 회수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채권에 대해서는 소각·상각 요건을 완화해 2030년까지 2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 공공정보 등록이 해제된 소각채권 보유 기업에 대해서는 신규 보증도 허용한다. 공공정보등록은 신용질서 유지를 위해 파산면책 등 정보를 일정기간 등재한 제도다. 사실상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기업에도 재차 정책금융 이용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앞으로 대출받을 기업은 심사를 더 까다롭게 받는데, 이미 발생한 부실채권은 정리해주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성실하게 채무를 상환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정부는 "행정적으로 추진 가능한 과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하고, 과세정보 수집 근거 마련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연말까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