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비상인데 10월부턴 수사망 '느슨'
검찰청 폐지로 검사 권한 줄어
담당 중수청 영장청구권 없어
현장 덮칠 골든타임 놓칠수도
담당 중수청 영장청구권 없어
현장 덮칠 골든타임 놓칠수도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마약 유통망을 차단할 수 있는 이 같은 통제배달 수사 역량이 오는 10월 이후 한층 약해질 전망이다. 현재 마약 밀수·유통 수사는 검찰이, 투약·소지 등 범죄 수사는 경찰이 맡고 있다. 10월부턴 수사·기소 분리로 검사의 수사권이 박탈된다. 검찰이 그동안 축적한 마약 수사 전문성이 사장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이 통제배달 수사를 넘겨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제배달을 나가려면 세관에 적발된 마약에 대해 수사기관이 신속히 압수영장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중수청엔 영장청구권이 없어 마약 밀수책 등을 일망타진할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는 해외 마약 반입을 예의주시하던 검사가 즉시 영장을 받아오면 검찰 수사관이 현장을 덮치는 식으로 통제배달이 이뤄진다”며 “앞으론 중수청의 영장신청→공소청 검사의 기록 검토→검사의 영장청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마약사범들은 배달이 하루만 늦어져도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도망친다”고 했다.
‘필리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을 구속기소하는 등 성과를 낸 마약범죄 합수본의 운영 근거가 사라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이 공조하는 합수본은 수원지방검찰청에 설치돼 있다. 그런데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에 따라 앞으로 공소청 검사의 중수청 파견근무가 금지된다. 중수청 수사관의 공소청 파견이나 겸직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작년 전국 마약사범은 2만3403명으로 2024년(2만3022명)보다 381명 늘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23년(2만7611명)보다는 적지만 2021년(1만6153명)과 2022년(1만8395명)엔 1만 명대에 그친 걸 감안하면 마약사범이 늘고 있는 흐름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마약범죄에 한해선 수사·기소 분리 예외 적용이나 전담 조직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0대 청소년에게도 마약이 확산하는 현실,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범죄 특성에 따른 높은 수사 난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그동안 ‘마약청’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차례 밝혔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