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을 겪고 있는 국가로 운송될 쌀이 배에 선적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식량난을 겪고 있는 국가로 운송될 쌀이 배에 선적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국제 분쟁, 공급망 불안이 맞물리며 세계 식량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국제 식량안보를 위한 책임 있는 공여국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제 식량원조협약(FAC)과 아세안+3 비상 쌀 비축제(APTERR)를 통해 글로벌 식량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식량 공여국 5위를 기록하며 국제 식량원조 주요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총 5만t 쌀 지원

한국의 국제 식량원조 사업은 식량원조협약(FAC)을 기반으로 추진된다. FAC는 분쟁·재해 등으로 인도적 식량지원 수요가 커질 때, 회원국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식량원조를 수행하도록 정비한 국제협약이다.

정부는 올해 총 5만t의 국산 쌀을 기후위기와 분쟁으로 식량난을 겪는 6개국에 지원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케냐·우간다·에티오피아·예멘·방글라데시 등 5개국에 지원이 이뤄진다. 하반기엔 신규 지원국에 이집트가 추가된다.

aT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사업 계획에 따라 식량원조 사업의 핵심 수행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포장재 제작부터 국내 물류, 내륙 운송, 항만 선적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며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체계적인 일정 관리를 담당한다. 이를 통해 원조 물량이 차질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aT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 식량 위기를 막는 원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식량 안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식량 공여국 세계 5위

아시아 지역 식량 위기 대응을 위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이 참여하는 APTERR은 자연재해나 식량 위기 발생 시 비축한 쌀을 활용해 긴급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한국은 2017년부터 APTERR에 참여해 아시아 식량안보 강화에 기여해 왔다. aT는 필리핀, 미얀마, 라오스 등 태풍과 홍수 피해를 본 국가를 대상으로 지속해서 쌀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지원 규모는 3만9900t에 달한다. 올해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등을 대상으로 5000t 이상의 쌀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한국은 국제 식량원조 분야의 주요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유엔 WFP 식량 공여국 순위에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단순한 원조 규모 확대를 넘어 FAC와 APTERR을 기반으로 제도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며 원조의 지속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문표 aT 사장은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 사태 속에서 한국은 과거 식량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이제는 식량을 지원하는 핵심 공여국으로 성장했다”며 “aT가 축적한 식량원조 사업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실질적인 기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