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韓·日만의 고민 '정년'
일반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정년제를 적용하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정년이 ‘직업 안정성’의 상징으로 여겨진 까닭에 연장 움직임도 뚜렷하다. 일본은 법적 정년이 60세지만 2021년부터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했다. 중국은 남성 60세, 여성 50세인 정년을 2040년까지 남성 63세, 여성 55세로 단계적으로 늘리고 있다. 싱가포르도 63세인 정년을 2030년까지 65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에선 법적으로 정년 개념이 없다.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강제 해고’로 정년을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1986년 연령차별금지법을 개정하면서 기업 내 정년이 불법이 됐다. 2006년 65세 ‘기본 정년연령’ 규정을 마련한 영국은 불과 5년 만에 정년제를 폐지했다. 유럽 국가에선 통상 65세 언저리인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동아시아의 ‘정년’과 비슷한 ‘은퇴’ 시점으로 삼는다.
한국은 일본 제도를 참조해 1963년 공무원 정년제도를 도입했다. 1991년 고령자고용촉진법을 제정하면서 민간 기업 권고사항으로 60세 정년을 제시했다. 2013년 법 개정과 함께 정년 60세가 의무 조항이 됐다.
노동계가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입법을 연내 마무리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퇴직 연령과 연금 수급 시기 간 불일치 탓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반면 경직된 현행 임금체계에서 일괄적인 정년 연장은 청년층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작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만 정년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