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형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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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지주사와 계열사 5곳이 도미노 회생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이 여파로 중앙일보가 1370억원 규모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회생 절차를 개시한 JTBC, 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등 5개 사를 비롯해 중앙일보와 SLL중앙, 중앙일보M&P 등 8개 사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약 1조3000억원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16일 43-2회차(180억원), 46회차(340억원), 47회차(350억원), 51회차(500억원) 등 회사채 4개 종목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일보는 지난 2월 제49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사채 인수계약을 맺으면서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부여받은 발행회사의 기업신용등급이 직전 등급 대비 한 단계 이상 하락하면 기한이익을 상실한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앞서 JTBC가 206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면서 중앙일보의 신용등급까지 하락해 이 조항이 적용된 것.

이에 따라 49회 사모사채의 조기 상환 의무가 발생하면서 '본 사채 이외 사채에 관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경우'라는 조항에 따라 나머지 4개 채권도 상환 대상이 됐다.

원칙적으로는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면 회사채 원리금 전액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추진 중인 중앙일보는 만기 연장 등을 협상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JTBC 등 중앙그룹 채권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내에서 거래할 수 있는 JTBC 회사채 종목은 4개다. JTBC 등 중앙그룹 5개사가 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전인 12일 8950~1만30원에 거래됐던 4개 종목의 액면가는 16일 종가 기준 4385~4914원으로 하락했다.

금융 당국은 증권사들이 JTBC 등 중앙그룹 채권을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문제가 발생했는지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이 낮아 위험도가 높았던 JTBC 등의 채권에 대해 투자 설명서에 재무 상황을 충분히 고지했는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안내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자들은 증권사가 JTBC의 재무 악화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JTBC 신용등급은 디폴트 전에도 장기 신용 등급 기준 'BBB/부정적'(나이스신용평가)으로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신용평가 업계에선 금융권이 중앙일보, JTBC 등 중앙그룹 8개사에서 손실을 볼 수 있는 최대 금액(익스포저)을 1조3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특정 거래상대방(차주)에게 대출 등으로 제공한 신용의 규모를 의미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회생 절차를 개시한 중앙그룹 계열사 5곳의 금융권 신용공여 익스포저가 약 8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회생 절차를 개시한 5개 사뿐 아니라 중앙일보와 SLL중앙, 중앙일보M&P 등 8개 사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약 1조3000억원으로 파악됐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업권이 832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특수금융기관 1642억원, 증권업 1251억원, 여신전문 79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회사별 익스포저는 JTBC 540억원, 중앙일보 300억원이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부터 장기간 누적된 부진으로 지난해 말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의 총차입금은 3조원에 이르며 자체적인 자구책으로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한기평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앙일보와 JTBC 등 미디어 계열사의 핵심 수익 기반인 방송광고 매출이 구조적인 감소세를 나타낸 가운데 메가박스중앙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상영업 침체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의 콘텐츠 소비 행태 변화, SLL중앙은 콘텐츠 제작비 부담 확대와 해외 자회사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단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