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자해 행위"…육·해·공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반발 왜
육사 동창회·학부모도 재검토 요구
국민의힘 "졸속 통합 중단해야"
국민의힘 "졸속 통합 중단해야"
◇ 정부 "우수 인재 양성·합동성 강화 취지"
이 같은 통합 구상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출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군 교육기관 통합을 통해 육·해·공군 간 이기주의를 줄이고 합동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선 이후에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서울 육사와 경북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를 먼저 통합한 뒤 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와 통합하는 2단계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후 올해 1월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가 국방부에 구체적인 통합안을 권고했다. 권고안은 국군사관대학교를 신설하고 기존 육·해·공군사관학교를 그 아래 단과대 개념으로 두는 방식이다. 입학생 중 일부는 입학 때부터 전공을 정하고, 일부는 2학년을 마친 뒤 전공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사관학교 통합 명분으로 우수 인재 양성과 합동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월 7일 서울 용산구 국방 컨벤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몇 년 전부터 과거보다 낮은 성적을 가지고 사관학교에 입학한 인원들이 꽤 많다"며 "우수한 엘리트가 전쟁 지휘를 하고 결심을 내려야 하는데 여러 제한 조건이 대두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 육사 동창회·학부모 "졸속 추진"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36기)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장관은 군대 경험이 없다 보니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절차를 무시하고 헛돈을 쓰는 행위를 모두 추적해 나중에 손해배상청구를 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육사 생도 학부모가 주축인 '국방의 미래를 지키는 시민연대'도 성명을 내고 절차적 투명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이 누리는 자유로운 대학 생활 대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다짐으로 사관학교의 문을 두드렸다"며 "생도 등 당사자들에게 합리적인 명분과 납득할 수 있는 사유를 설명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전임 육군참모총장 13명 역시 통합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한 일간지에 '국군의 미래를 염려하는 역대 육군참모총장 일동' 명의의 글을 내고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검증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 졸속으로 통합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안보 자해 행위"
임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도 "이재명 정부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 추진은 안보 자해 행위"라고 했다. 그는 "우수 인재 유치와 합동성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각 군의 정체성과 전문성이 무너진 상태에서 합동성은 불가능하다"며 "사관생도와 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방은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정치적 구호에 따라 좌우될 사안은 더욱 아니다"며 "수십 년간 안보를 지탱해 온 사관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훼손하는 통합 추진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