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1년 만에 기준금리 1%로 인상…한국은? [도쿄나우]
일본은행(BOJ)이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1.0%로 인상할 전망이다. 일본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하는 것은 1995년 이후 31년 만이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감염증 치료를 위해 입원하면서 회의에 불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일본 언론들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100일 넘게 이어진 중동 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이 수개월째 흔들리면서 세계 각국의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당초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해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물가 상승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이 자체 산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3월(2.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생산자물가를 보여주는 5월 기업물가지수도 6.3% 올라 3년 2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투 종료 잠정 합의로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누적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소비재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과 함께 채권시장 안정에도 나선다. 현재 진행 중인 국채 매입 축소 정책은 2027년 1~3월까지 유지하되, 같은 해 4월부터는 감액을 중단하고 월 2조1000억엔 규모의 국채 매입을 지속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장기금리 급등 등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일본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도 다시 긴축 기조로 방향을 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약 3년 만에 정책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17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에서는 성명서에서 금융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가 삭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안정을 위해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