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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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명가'로 꼽히는 VIP자산운용이 상장 폐지를 앞둔 현대홈쇼핑 지분을 5% 이상 신규 취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는 효과를 누리려는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해석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현대홈쇼핑 지분을 5% 이상 신규 취득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보고 후 보유 주식 수는 60만754주이며, 보유 비율은 5.01%다. 회사 측은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설명했다. VIP자산운용은 저평가 종목을 발굴 및 장기 투자해 수익을 내는 가치투자 철학을 실천하는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다.

현대홈쇼핑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그룹 내 중복 상장 문제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이에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홈쇼핑 간 포괄적 주식 교환이 오는 30일 이뤄진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홈쇼핑 주주에게 현대홈쇼핑 보통주 1주당 현대지에프홀딩스 보통주 신주 6.3571040주를 교환해 지급한다.

VIP자산운용이 현대홈쇼핑 주식 취득을 통해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려는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주가 1만3900원(지난 15일 종가)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현대홈쇼핑 1주의 교환 가치는 약 8만8364원이다. 이는 현대홈쇼핑 주가 8만1900원(지난 15일 종가)보다 약 7.9% 높은 수준이다.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홈쇼핑 상장 폐지로 중복 상장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홈쇼핑이 인적·물적 자원을 본업에 집중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현대홈쇼핑의 본질 가치도 개선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포괄적 주식 교환에 발맞춰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사주 신규·매입 소각, 현대홈쇼핑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현대지에프홀딩스 현금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VIP자산운용은 현대백화점 지분도 5% 이상 신규 취득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보고 후 보유 주식은 112만8042주로, 보유 비율은 5.23%다. 회사 측은 현대홈쇼핑과 마찬가지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설명했다.

한 달 새 VIP자산운용은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주식을 각각 5% 이상 보유하게 됐다. 현대홈쇼핑이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VIP자산운용은 현대백화점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공시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 지분을 36.97%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현대백화점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국내 증시 활황, 반도체 업계 성과급 등을 기반으로 한 내수 소비 증가가 백화점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일령(限日令·중국 정부의 일본과의 관계 제한 조치) 반사 이익,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올 1분기 현대백화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가구·침대 매트리스 계열사 지누스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백화점 매출 증가 흐름을 반영해 현대백화점의 올해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14% 증가한 431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백화점 사업부의 경우 기존점 매출이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증가율(관리기준)을 유지하고, 감가상각비 축소 등이 더해지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9% 늘어난 5465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