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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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지를 두고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기존 판단을 뒤집게 된 근거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며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권순형)는 16일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쿠팡 측은 공정위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오다가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올해 김 의장으로 동일인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쿠팡 측은 "외국계 기업집단인 쿠팡은 국내 재벌기업과 지배구조가 다르다"며 "공정위도 그 특수성을 인정해 5년 동안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는데 갑자기 판단을 뒤집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일인이 자연인으로 변경되면 김 의장 친족과 해외 계열사, 해외 임원 관련 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제출·공시해야 한다"며 "본안 판결 전에 정보가 공개되거나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쿠팡 측은 또 "동일인 변경이 유지되더라도 기업집단 규제 대상 계열사는 동일하다"며 "집행정지가 인용돼도 공정거래법 집행에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상장사인 쿠팡이 추가 공시 부담을 지게 될 경우 미국 투자자들의 집단소송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는 올해 현장점검 과정에서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 사실을 확인했다며 동일인 변경 처분이 적법하다고 맞섰다.

공정위는 "동일인은 원칙적으로 자연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공정거래법 체계"라며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유석 씨가 임원급 지위에서 주요 회의를 주재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의사결정 과정 참여와 업무 영향력 등을 종합해 경영 참여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쿠팡 측이 주장하는 자료 제출 부담에 대해서도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내 법령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다른 외국계 기업집단들도 관련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 공방은 결국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 여부와 공정위의 판단 변경 근거에 집중됐다.

재판부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재판부는 "현장점검 이후 어떤 사정이 새롭게 확인돼 처분이 달라졌는지 선뜻 와닿지 않는다"며 "2024년과 2025년에는 경영 참여가 아니라고 봤다가 올해 다르게 판단한 근거를 보다 명확하게 정리해 달라"고 공정위 측에 요구했다.

또 "새로운 지정 처분이라면 처분 시점에도 경영 참여 사유가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김유석 씨의 역할과 시기별 경영 관여 정도에 대한 추가 설명도 주문했다.

또한 재판부는 외국계 기업집단에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사례가 있는지, 김범석 의장 지정으로 실제 추가되는 공시·자료 제출 범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양측에 보충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10일 이내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한 뒤 현재 직권으로 정지된 처분 효력 기한인 다음 달 15일 이전에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월 김유석 씨가 사실상 쿠팡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판단해 그동안 쿠팡 법인이었던 동일인을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이에 쿠팡은 지난달 동일인 변경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김유진/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