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비 환수·제도 개선 차일피일…국회 탓만 한 선관위
국감 '시정사항 처리' 5년간 도돌이표…여야도 뒷짐
곽노현 등 선거비 미반환 223억
"강제징수 어려워, 법 개정해달라"
위원장 상근제도 국회에 공 넘겨
정치권은 제도 개선보다 정쟁만
곽노현 등 선거비 미반환 223억
"강제징수 어려워, 법 개정해달라"
위원장 상근제도 국회에 공 넘겨
정치권은 제도 개선보다 정쟁만
◇도돌이표 국감
매년 끊이지 않고 등장한 단골 시정 사항은 선거비용 보전금 미반환자의 인적사항 공개였다. 공직선거 후보자는 득표율이 15%를 넘으면 선거비용 전액, 10%를 넘으면 절반을 국민 세금으로 돌려받는다. 다만 공직선거법은 당선이 무효가 된 후보(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는 보전받은 비용을 되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환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선거보전비용 반환 대상은 438명으로, 액수는 497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아직 징수가 진행 중인 미반환 사례만 85명, 223억원 규모다. 대부분 지방선거에서 나왔다.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은 2012년 35억원의 반환명령을 받고도 31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오중기 전 더불어민주당 경북지사 후보는 2024년 총선에서 낙선해 1억1000만원의 반환명령을 받았지만 5400만원을 아직 내지 않았다.
◇특검·법원에 책임 미루기도
환수 부진의 책임을 두고 선관위는 매번 공을 국회로 넘겼다. 선관위는 미반환자를 상대로 소송을 내거나 관할 세무서에 징수를 위탁하지만, 당사자에게 재산이 없으면 강제 징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선관위는 2024년도 시정 결과 보고서에서 “실질적인 반환율 제고를 위해서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썼다. 선관위는 2014년과 2016년, 2021년 세 차례 국회에 관련 법 개정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선관위원장 상근제도 해묵은 대안으로 거론됐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2022년 국감에서 “선관위원장이 상근을 안 하니까 선거 관리에 부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이듬해 보고서에서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상근제도 도입의 구체적 방안은 선례 등을 검토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다시 국회로 공을 넘겼다.
법규 해석의 모호함도 단골 지적거리다. 2022년 대선 직후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허위사실공표죄의 개념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당시 대선 경쟁자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토론회 발언을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한 직후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향으로 선관위가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선관위는 “규정 개정 여부는 판례와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감이 제도 개선보다 정쟁의 무대로 흐른 점도 도돌이표를 부추겼다. 2024년 국감에서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선관위가 직접 조사·고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선관위는 “특검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원들이 선거소송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거듭 요구할 때도 선관위는 “재판부 권한이어서 법원에 요청했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여야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필요한 입법 과제를 추리겠다는 계획이다.
최해련/이시은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