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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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 수입 관련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중동산 원유 수입이 가능해졌지만, 수입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는 게 좋을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한국 원유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종전과 무관하게 미국 등 비(非)중동산 원유 도입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독] 전쟁 끝나도…韓 정유업계, 원유 수입 다각화 검토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전쟁 기간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비중동 지역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불안정해지자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올해 1월 6623만 배럴에서 4월 3248만 배럴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체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월 70.6%에서 3월 64.8%, 4월에는 50.4%로 떨어졌다. 수입액 기준으로 봐도 중동산 수입 비중은 1월 70%에서 4월 62.9%로 하락하며 역대 연간 최저치인 2021년 59.8%에 근접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과 호주, 말레이시아 등의 원유 수입이 크게 늘었다.

정유업계는 단기간 내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기간에 주문한 스폿(현물) 물량이 오는 7~8월에도 순차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호르무즈해협에 기뢰가 설치됐을 가능성 등이 제기돼 원유 공급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지난 두 달간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확대해 운영한 경험이 쌓이고 있다”며 “경제성 측면에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실효성이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중장기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정부도 원유 공급처 다변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미주·아프리카·유럽 지역에서 원유를 도입할 경우 늘어나는 운송비를 일부 환급해주고 있다.

다만 중동산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정유공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서 생산되는 중질·고황 원유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최대주주인 아람코를 통해 중동산 원유를 원활하게 확보하고 있어 수입처 다변화의 필요성도 낮다.

신정은/노유정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