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에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민의힘 소속 김두겸 시장이 추진한 대형 사업이 상당부분 재검토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이 시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어떻게 협치 관계를 만들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왼쪽)이 지난 13일 북구 매곡공원에서 주민들과 시내버스 노선 복구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왼쪽)이 지난 13일 북구 매곡공원에서 주민들과 시내버스 노선 복구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김 당선인은 지난 13일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울산, 시민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그동안 시민들의 큰 불편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시내버스 노선 폐지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며 “시내버스 노선 정상화를 시정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어 시가 폐선한 노선 가운데 126번과 123번 등 시급한 노선부터 우선 복구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이를 전담하는 교통공사 설립 구상도 밝혔다.

김 당선인은 김두겸 시장이 추진한 도시철도(트램) 1호선 사업도 재검토 대상으로 정했다. 그는 “위례 신도시 트램의 경우 공사비가 1800억원 정도로 예상됐지만 이후 공사비가 35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울산의 트램1호선 구간 공사도 교통 혼잡 등을 고려하면 향후 시 재정으로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도시철도 1호선 건설은 태화강역∼신복교차로 10.85㎞ 구간에 정거장 15개를 설치해 수소전기트램을 운행하는 사업이다.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3814억원을 투입한다. 울산시는 이미 수소전기트램 차량 제작 용역계약을 현대로템과 맺고, 올 하반기 본공사에 나설 예정이다.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국비 확보, 차량 제작 계약 등 상당 부분 사업 진행이 이뤄진 것을 멈추게 되면 행정절차 후퇴와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1호선 노선이 도심 주요 간선축을 통과하면서 극심한 교통체증 유발 등의 우려가 적지 않아 재검토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당선인은 사업비 5000억원이 들어가는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어봤자 인구 100만 명인 도시에서 수요가 없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도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외에도 관광객 유입 및 문화 활성화 효과가 없는 공업축제보다는 울산의 전통을 담은 처용문화제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대형 사업에 대한 재검토 과정에서 시의회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6·3 지방선거에서 김 당선인이 민주당 출신으로 시장에 당선됐지만, 시의회는 전체 22석 가운데 국민의 힘이 15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울산 북구를 제외한 4개 구군 기초단체장도 국민의 힘 소속이어서 의회·기초단체와 어떻게 협치 관계를 구축해나가느냐가 새 시정의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세가 짙은 울산에서 민주당이 시장직을 차지한 것은 2018년 송철호 전 시장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김 당선인은 “울산 사회 전반에 줄 세우기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민주도시를 방해하는 건 기득권”이라며 “소통을 가로막는 기득권과 권위주의 타파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