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회생절차 불가피…월드컵 중계 계속" [종합]
홍 부회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경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대외 경제 여건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경색 등 여러 이유로 오늘 불가피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분의 피해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임직원에게도 "고용 안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JTBC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콘텐트리중앙과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불거진 후 이뤄졌다.
홍 부회장은 "오늘의 회생 신청은 방송이라는 국가적 자산을 보존하고, 거래 기업 임직원 모두가 안정감을 갖기 위한 새로운 시작으로 만들고 싶다"며 "끝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소임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재차 강조하며 고개 숙였다.
이어 "앞으로도 북중미 월드컵 중계 등을 비롯한 회사 본연의 업무는 중단 없이 운영될 것"이라며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이해관계자 여러분들께 이해와 협조을 부탁드린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면서 사과한 후 회견장을 떠났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JTBC의 디폴트 직후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NICE신용평가는 JTBC의 유동성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앙일보의 장기 신용등급도 기존 'BBB 부정적'에서 'BB-'로, 단기 신용등급은 'A3'에서 'B-'로 하향했다.
한국기업평가도 JTB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부정적 검토)'로,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를 'A3'에서 'B(부정적 검토)'로 하향 조정하며 "계열 재무위험 전이 가능성이 확대되고, 유동성 측면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과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보전처분, 포괄적 금지명령을 신청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 연결 자산총액(2조4909억원)의 35.76%(8907억원)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콘텐트리중앙은 JTBC의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수혜 기대감에 12일에만 12.5%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틀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JTBC는 중앙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피닉스스포츠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내 중계권을 독점 계약했다. 피닉스스포츠는 콘텐트리중앙이 지분 59.4%를 보유한 자회사다.
콘텐트리중앙은 해당 중계권 확보를 위해 1억2500만달러(약 1900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콘텐츠 투자,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 독점 계약이 JTBC 등 중앙그룹 계열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홍 부회장은 회견에 앞서 임직원에게 "그동안 경영진은 자금 경색과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그룹의 경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누적된 재무 부담에 자본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부득이하게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생절차는 회사를 정리하는 절차가 아니다"며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를 조정하고 영업을 계속하면서 회사를 정상화하는 제도이며, 기존 경영진이 관리인으로서 경영을 이어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