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보장 믿지 마세요"…민간임대아파트의 민낯 [심형석의 부동산 정석]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점은 이 사업이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인지 여부입니다. 사업 홍보 시에는 '10년 전세', '임차인 모집'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실질은 발기인(조합원)을 모집해 그 투자금으로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방식일 가능성이 큽니다. 계약자는 법적으로 '임차인'이 아니라 '사업 주체인 조합원'입니다. 사업 지연이나 무산 시 발생하는 모든 비용 부담과 책임이 조합원에게 돌아갑니다. 일반 전세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만, 이 방식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내는 돈이 '투자금(분담금)' 성격이 강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보험 가입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사실 HUG 보증은 대개 사업계획승인 이후에나 실효성이 생깁니다.
동작구는 과거부터 지역주택조합 등 여러 개발 시도가 있었던 곳입니다. 현재 홍보되는 토지 확보율은 '소유권 이전'이 아닌 '사용 승낙'일 확률이 높습니다.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려면 훨씬 높은 비율의 소유권이 필요한데, 남은 토지 매입 과정에서 지주와의 갈등이나 '알 박기' 등으로 비용이 폭등할 리스크가 큽니다. 현재 계획된 사업계획승인 및 실제 입주 일정은 연기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간임대 사업에서 이 정도의 장기 대기는 기회비용 측면에서 매우 불리합니다.
대형 건설회사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개 '시공 예정사' 단계에 불과합니다. 시공사는 사업이 확정되고 토지 확보가 끝난 뒤 정식 계약을 체결합니다. 만약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토지 확보가 안 되면 시공사는 언제든 발을 뺄 수 있으며, 이 경우 브랜드 명칭조차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반값 아파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으나, 이는 현재 시점의 임대 보증금일 뿐입니다. 10년 후 분양 전환 시 가격 산정 기준이 불투명할 경우, 향후 시세대로 분양받아야 한다면 내 집 마련의 메리트가 사라집니다. 협동조합 방식이라면 토지 매입비 상승이나 공사비 인상을 이유로 계속해서 추가 분담금을 요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현장의 입지는 훌륭하지만, 인허가도 나지 않은 초기 사업장에 수억원의 보증금(또는 분담금)을 예치하는 것은 위험은 큰데 결과물은 적을 수 있는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고위험 저수익)'의 전형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동작구 일대에서 비슷한 민간임대 사업지들이 법적 분쟁이나 환불 문제로 잡음이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계약금 전액 환불 보장' 같은 약정서도 실제 법인에 자금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현장은 전형적인 '지주택의 민간임대 버전'으로 진화한 사업장으로 보입니다.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장점은 확실하나, 토지 소유권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계약은 사실상 무기한 대기와 자금 묶임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만약 홍보관을 방문한다면 '토지 소유권 확보 증빙(등기부 등본 등)'과 'HUG 보증서 발급 시점'을 명확히 확인해 보길 권합니다.
동작구 일대는 이전부터 지역주택조합이나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이 활발했던 지역인 만큼, 그와 관련된 법적 분쟁과 환불 문제도 적지 않게 발생했습니다. 특히 '협동조합형 민간임대' 방식은 초기 투자금이 적다는 장점을 내세우지만,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사례가 전형적인 패턴을 보입니다.
이런 사례들을 분석해 볼 때,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입 당시 사업의 위험성과 추가 분담금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구청 등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사업지에 대해 내린 행정처분이나 시정 명령 기록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사업의 불법성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에서 가입자가 탈퇴를 원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이나 '민법상 계약 취소' 원리를 적용해 소비자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조합에 잔여 자산이 없을 경우 판결문이 있어도 실제 집행(돈을 돌려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신속한 가압류 등의 조치가 병행돼야 합니다.
'반값 아파트'라는 달콤한 슬로건 뒤에는 '무기한 대기'와 '추가 분담금'이라는 쓴 열매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서울은 입지가 워낙 좋아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심리를 자극하기 쉬운 지역이죠. 법적 분쟁으로 가면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소모되므로, 인허가가 나지 않은 사업에는 돈을 입금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내 집 마련의 덫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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