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합의 14일 서명"…호르무즈 해협 개방 예고
휴전 연장·호르무즈 개방 MOU 추진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도 합의안 포함
이란, 14일 서명 동의 발표는 아직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도 합의안 포함
이란, 14일 서명 동의 발표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전쟁 종전과 비핵화 문제를 다룰 합의가 14일 서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면 "서명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모두에게 개방된다"고 했다.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화하겠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도 다시 겨냥했다. 그는 당시 합의를 "핵무기로 가는 쉽고, 아름답고, 순탄한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추진하는 새 합의는 이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핵무기 확보 차단 장벽"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이란은 더 이상 핵무기를 원하지 않으며, 구매, 개발 또는 그 어떤 형태의 조달을 통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번 합의를 통해 이란의 비핵화 약속을 문서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보상 문제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한 현금 17억 달러를 포함한 수천억 달러와는 달리, 이번에는 돈이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양국이 논의 중인 양해각서(MOU)는 이란의 비핵화 관련 조치에 맞춰 동결자금과 제재를 푸는 방향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서명과 동시에 별도 경제적 대가는 없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농축우라늄(HEU) 처리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지난해 미군의 이란 핵시설 폭격을 언급하며 "모든 상황이 안정된 적절한 시기에, 우리가 들어가서, 우리의 훌륭한 B-2 폭격기와 뛰어난 조종사들 덕분에 강력한 화강암 산맥 깊숙이 묻혀버린 '핵 먼지'를 확보해, 이란에서든 미국에서든 희석 및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 이행이 순탄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압박을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메시지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및 중동 전체와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며 이 과정이 "빠르고, 쉽고,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다시 사용되길 결코 바라지 않는 최후의 대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13일 미국과 이란이 14일 화상 회의를 열고 MOU에 전자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회의에는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카타르 측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MOU에는 휴전 60일 연장,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협상 개시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측 수석대표가 대면 서명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미국에서는 JD 밴스 부통령,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협상 대표로 언급됐다. 하지만 미국 측 일정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5∼17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5일 출국할 예정이다.
악시오스는 유럽에서 밴스 부통령이 갈리바프 의장과 직접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출국 전까지 밴스 부통령이 미국으로 복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 있을 때 부통령이 국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측에서도 원격 서명 가능성은 언급된 바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2일 이란 국영TV 대담 프로그램에서 "이번 합의는 협상의 최종 단계가 완료되는 대로 서명·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명은 디지털 방식으로, 원격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란 정부가 같은 일정을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MOU 서명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4일 서명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란 정부는 아직 14일 서명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