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伊, 특별 전략적 동반자…평화·협력의 소중함 잘알아"
김혜경 여사, 라우라 여사와 문화 외교
이날 이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전쟁과 상처를 딛고 발전을 이룬 한국과 이탈리아는 평화와 협력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양국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마타렐라 대통령께서는 지난해 신년 연설서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선택과 행동의 결과'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공화국 수립 80주년을 맞이한 해에 방문하게 된 점을 뜻깊게 평가하며, 1884년 수교 이후 142년간 이어온 우정과 경제·문화·미래산업 전반의 교류 성과를 짚었다. 특히 마타렐라 대통령의 과거 신년 연설을 인용해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용기있는 선택과 행동의 결과"라며 평화를 위한 행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도중 이탈리아어로 "부오나 세라(좋은 저녁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뒤, "양국의 영원한 우정과 번영, 마타렐라 대통령과 여사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건배를 제의한다"며 "알라 노스트라 아미치찌아(우리의 우정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공화국 기사대십자 공로 훈장'을 수여받았다. 이는 국가원수급 외국인이나 이탈리아 국권 신장에 뚜렷한 공적을 남긴 인물에게 주어지는 최고 등급의 훈장으로,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수령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로마 내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하며 참배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장에는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성 김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참석해 양국 경제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김혜경 여사, 라우라 여사와 문화 외교 전개
같은 날 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영애이자 영부인 대행을 맡고 있는 라우라 여사와 만나 별도의 친교 일정을 진행했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김 여사는 라우라 여사의 안내에 따라 퀴리날레 궁 내부를 관람하며 역사적 건축물과 예술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궁을 둘러본 김 여사는 "전통적인 공간 속에 현대 예술작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인상적"이라며 "흘러가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열린 책을 마주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한 전시된 장신구를 감상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전통 자개장과 한복의 색동저고리 등을 언급하며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이어 김 여사는 "이탈리아는 오랜 세월 문화유산을 훌륭하게 보존하며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공유해 온 나라"라며 "대한민국도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만큼 박물관 교류와 문화유산 보존·복원 분야 협력 등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라우라 여사는 한국 문화유산에 깊은 이해를 나타내며 "양국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경험과 아이디어를 더 활발히 교환한다면 의미 있는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김 여사는 2023년 마타렐라 대통령의 방한 당시 라우라 여사가 함께 한국을 찾았던 기억을 환기하며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면 더 다양한 한국 문화예술을 직접 소개해 드리고 싶다"고 초청의 뜻을 전했고, 라우라 여사는 "그런 기회가 다시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