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찍느니 은행 간다…'금리 역전'에 외면
'AA-급' 3년물 年 4.5%대 급등
대출·中 자본으로 조달창구 이동
대출·中 자본으로 조달창구 이동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치솟으며 회사채를 찍을 유인이 작아졌다. 그 자리를 파고든 것은 시중은행과 중국 기관투자가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앞세워 국내 기업 자금 조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은행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연 2.94%다. 여기에 위험 가중 금리인 가산금리 1%포인트를 더해도 최종 대출 금리는 연 3.9% 수준이다. 이에 비해 3년 만기 AA-급 우량 회사채 금리는 연 4.5% 이상이다. 채권 신용등급은 AAA부터 D까지 열 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AA-는 CJ ENM, 우리금융캐피탈 등이 받는 높은 수준의 투자적격등급이다.
금리 역전으로 당장 갚아야 할 돈이 많지 않은 기업은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 차입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 절차도 대출이 더 간편하다. 채권 발행을 위해선 수요예측, 증권신고서 제출, 투자자 모집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은행은 담보만 확인되면 곧바로 대출을 승인해준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86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석 달 사이 10조원 넘게 늘었다. 회사채 시장에서 발길을 돌린 기업들이 은행 문을 두드린 영향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추진한 것도 기업 대출 머니 무브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내에 지점을 둔 중국계 은행은 카드사와 일반 기업을 상대로 김치본드를 찍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이다. 중국계 은행들은 한국 기업에 국내 원화 조달 금리보다 약 0.3%포인트 낮은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조달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국내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은 직격탄을 맞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조달 비용이 낮은 은행 대출과 외화 자금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며 “증권사는 발행 주선보다 단순 자문이나 보조 역할에 그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은행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연 2.94%다. 여기에 위험 가중 금리인 가산금리 1%포인트를 더해도 최종 대출 금리는 연 3.9% 수준이다. 이에 비해 3년 만기 AA-급 우량 회사채 금리는 연 4.5% 이상이다. 채권 신용등급은 AAA부터 D까지 열 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AA-는 CJ ENM, 우리금융캐피탈 등이 받는 높은 수준의 투자적격등급이다.
금리 역전으로 당장 갚아야 할 돈이 많지 않은 기업은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 차입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 절차도 대출이 더 간편하다. 채권 발행을 위해선 수요예측, 증권신고서 제출, 투자자 모집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은행은 담보만 확인되면 곧바로 대출을 승인해준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86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석 달 사이 10조원 넘게 늘었다. 회사채 시장에서 발길을 돌린 기업들이 은행 문을 두드린 영향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추진한 것도 기업 대출 머니 무브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내에 지점을 둔 중국계 은행은 카드사와 일반 기업을 상대로 김치본드를 찍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이다. 중국계 은행들은 한국 기업에 국내 원화 조달 금리보다 약 0.3%포인트 낮은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조달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국내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은 직격탄을 맞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조달 비용이 낮은 은행 대출과 외화 자금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며 “증권사는 발행 주선보다 단순 자문이나 보조 역할에 그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