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리타국제공항의 활주로 연장 사업이 강제 토지 수용 절차 돌입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시아 허브 공항 자리를 놓고 인천국제공항과의 경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나리타국제공항회사(NAA)는 다음달 정부와 지바현, 주변 9개 기초자치단체와 ‘4자 협의회’를 열고 토지수용법에 따른 사업 추진 승인을 국토교통성에 신청할 방침이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온 일부 지자체도 동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일본 항공정책의 상징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나리타공항은 1978년 개항 과정에서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과 정부가 격렬하게 충돌한 이른바 ‘나리타 투쟁’을 겪었다. 당시 유혈 사태까지 발생하자 일본 정부는 1993년 토지수용 신청을 철회하고 지역사회와의 협의를 통한 공항 운영 원칙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제 항공 수요 확대와 경쟁 공항들의 시설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활주로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현재 미매입 토지 가운데 상당수는 상속 문제나 임차권 분쟁 등 복잡한 권리관계가 얽혀 있어 토지 소유자가 매각 의사가 있어도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리타공항 확장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일본은 수도권 국제선 수용 능력을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활주로 증설과 공항 처리 능력 확대가 실현되면 일본이 국제선 환승 수요와 항공 화물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의 경쟁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