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형마트 의무휴업, 쿠팡만 키웠다"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두고 “유통 환경이 10여 년 전과 달라진 만큼 제도가 과거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10일 밝혔다. 유통업계에선 대형마트를 둘러싼 해묵은 규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이날 SNS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도입 당시 선의가 있었지만 시장은 변했고 소비자 행동 방식은 진화했다”며 “소비가 전통시장이 아니라 온라인을 향하면서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과 새벽배송 업체들만 키웠다”고 썼다.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역에서 전통시장 매출이 감소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예외적 제도인 만큼 재검토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 KDI는 보고서를 통해 대구 서울 등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지역에서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전통시장 매출이 동시에 뛰는 현상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2012년 전통시장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를 대상으로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월 2회 주말·공휴일 의무휴업 등을 강제한 것이 골자다. 일부 지역에선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유통업계에선 온라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며 대형마트의 경쟁 여건이 불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규제가 형평성을 해쳐 오프라인 유통의 손발만 묶었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이 규제 검토를 시사하면서 국회 차원의 법 개정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시은/류은혁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