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 불합리한 세제 바꾸고 국민이 원하는 세금제도 만든다
조세 전문가 공공성과 전문성
국민에 사랑받는 핵심 역량 강화
국민에 사랑받는 핵심 역량 강화
변화의 중심에는 구재이 세무사회 회장이 있다. 구 회장은 2023년 취임과 함께 ‘사업현장·세무사회·세무사제도 3대 혁신’을 선언하고 ‘회원이 주인인 세무사회, 국민에게 사랑받는 세무사’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세무사를 단순한 세무대리인이 아닌 국민과 기업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조세전문가이자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공 전문가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혁신의 핵심이다.
◇공공성 높은 세무 전문가
세무사회의 대표적인 공익사업 중 하나는 ‘마을세무사’다. 2015년 구 회장이 정부에 제안해 시작된 마을세무사는 현재 전국 약 1500명의 세무사가 참여하는 행정과 전문가가 결합된 민·관 거버넌스의 모범사례가 됐다. 행정안전부와 함께 운영 중인 마을세무사는 10년간 누적 40만건 이상 무료 세무상담을 제공하며 취약계층과 영세사업자의 권익 보호에 기여했다.최근에는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세무사회는 지난해 행안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세무사가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로서 300만 중소기업·소상공인 거래처를 대상으로 제도 홍보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은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한 1515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에 지방조직이 잘 갖춰진 세무사회가 선도적으로 나서 단기간에 국민에게 알리고 성과를 거둔 대표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도 시작했다. 세무사회는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울지역 학교에 ‘학교세무사’를 배치해 학생에게 세금·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부모와 교직원에게는 세무상담을, 학교에는 전문적인 세무지원을 제공하는 새로운 공공서비스 모델이다. 학교세무사 제도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을 목표로 하며, 부산시·경북도교육청과도 업무협약을 맺는 등 전국 확산을 앞두고 있다.
세무사회는 세무사가 세출검증전문가라는 점을 활용해 지방자치단체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한 외부검증제도인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검사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세무사의 전문성과 공공성으로 혈세 낭비를 막고, 국민 편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성 높은 세무사회 역할 덕분에 올해 4월 세무사회관이 있는 서울 서초구에는 ‘세무사길’까지 생겼다. 세무사라는 전문자격사 이름이 들어간 지명은 이 길이 처음이다. 세무사길은 전문가와 행정이 결합해 국민을 얼마나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또다른 상징물이다.
◇회원 중심 ‘혁신 회무’ 추진
세무사회가 공공성을 높이며 변신한 것은 무엇보다 세무사회 내부를 변화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회원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급하겠다”며 회원 중심 회무를 본격 추진했다. 조직과 인력을 회원 사업현장 지원 중심으로 재편하고, 회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신규직원양성학교’를 창설했다. 이를 통해 수백명의 청년 직원을 공급하며 회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청년세무사 지원도 강화했다. 법률·노무·국제조세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회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과 연구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전자세정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무사의 경쟁력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세무사회는 세무사가 AI 기반 세무서비스와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AI 세무사’와 ‘플랫폼세무사회’다. AI 세무사는 세법과 예규, 판례를 기반으로 세무사 업무를 지원하는 전문 AI 서비스다. 4월에는 2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세무사 직무통합 플랫폼인 플랫폼세무사회를 공식 개통했다. 세무사회는 올해 2단계로 플랫폼세무사회에 ‘재산제세컨설팅·경리아웃소싱 솔루션’까지 장착해 세무사의 업무 영역과 전문성을 대폭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플랫폼세무사회 구축으로 세무사가 사업현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을 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제 세무사는 단순 신고대행을 넘어 고객에게 최고의 분석과 가치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태껏 세무사의 가장 큰 경쟁력인 수백만 거래처에서 기장대행과 세무신고만 해왔다면 이제 고객을 위해 최고 수준의 리뷰와 밸류에이션을 마음껏 서비스하는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위한 세제·세무사제도 혁신
최근 세무사회는 외국 기업 지주사 전환 시 ‘서학개미’ 양도세 과세이연,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보완과 이중과세 개선 입법, 장기·인체기증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도입 등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국내 주식의 경우 지주사 전환 등을 위해 주식을 교환할 때 모두 과세이연한다. 반면 500만 명이 넘는 서학개미는 해외 주식이라는 이유로 실제 양도한 적이 없고, 현금 유입이 없는데도 22% 양도세를 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국내 주식처럼 과세이연해야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건의 외에도 세무사회는 매년 초 100여건이 넘는 건의서를 정부에 공식 제출하고 있다. 세금에 관한 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힘겨운 국민을 책임지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의미다.
김익환/곽용희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