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김 키우자"…기업들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
식품업계, 김 육상양식 선점戰
풀무원, 새만금에 연구센터 착공
CJ·대상·동원도 기술 개발 속도
육상 김 제품, 내년 식탁 오를 듯
풀무원, 새만금에 연구센터 착공
CJ·대상·동원도 기술 개발 속도
육상 김 제품, 내년 식탁 오를 듯
풀무원은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김 육상양식 연구개발(R&D)센터 공사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9473㎡(약 2865평) 부지에 양식 시설과 연구개발동, 해수 전처리 시설을 갖춘다. 대형 수조에 바닷물과 비슷한 온도와 빛, 영양분 환경을 구현한 국내 최대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기) 시스템도 구축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김 육상양식 기술을 실증하고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핵심 테스트베드”라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내년에 육상 김 상품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바다와 비슷한 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해 실내에서 김을 키우는 것이 김 육상양식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같은 품질의 김 생산이 가능해 식품기업이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김 육상양식 파일럿 수조를 운영하고 있다. 육상양식에 잘 맞는 김 품종도 별도로 개발했다. 상품화 시험을 거쳐 2028년 공식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대상은 전라남도와 고흥군, 해조류 전문 기업인 ‘하나수산’과 손을 잡았다. 고흥군에 육상 양식장을 짓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관리 시스템을 이식한다. 동원F&B는 제주 용암 해수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연중 16℃ 안팎을 유지하는 용암 해수의 특성을 이용해 고품질 원초를 재배한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김 육상양식에 뛰어드는 이유는 기후변화 위기가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지난 55년간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1.36도 상승했다. 이에 따라 김 생육의 최적 수온인 5~15도 유지 일수가 줄어들었다.
글로벌 김 육상양식 표준을 정립한 국가는 아직 없다. 국내 기업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단순 가공식품 수출을 넘어 원초 생산기술 자체를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다만 육상양식 기술이 당장 기존 해상양식을 대체하는 단계는 아니다. 햇빛과 조류 등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하는 해상양식과 달리 공장형 육상양식은 수조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난방 비용과 인공 광원(LED) 가동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 부지 매입과 대형 수조 구축에 들어가는 시설투자비도 적잖은 부담이다. 육상양식 김의 색과 식감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지역 어업인과 어떻게 나눌지 고민해야 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