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열린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의 삼겹살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2026.06.05 최혁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열린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의 삼겹살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2026.06.05 최혁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에서 탄 의전 차량이 화제다. 지난해 방한 당시 메르세데스-마이바흐를 의전차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황 CEO가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G90를 타 이목을 끌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가진 서울 홍대 '형님 저요'에서 열린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당시 G90를 타고 등장했다.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야구 경기에 시구자로 참석했을 때도 G90를 탔다.

G90는 제네시스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등 국내 기업 총수들도 G90를 의전 차량으로 택했다. 제네시스 G90는 국내에서 의전차 라이벌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판매량을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G90는 7347대 팔렸다. 같은 기간 벤츠 S클래스는 5099대 판매됐다.

현재 판매되는 제네시스 G90는 2021년 말 선보인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완전변경 당시 계약 첫날 1만2000대를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켰다. 시간이 지나며 2024년 8031대, 2025년 7347대 등으로 점차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으나 올해 부분변경 신형 출시를 앞둔 상황. 올해 출시될 G90 부분변경 신형 모델은 레벨2+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바흐 탔던 젠슨 황이 선택한 '끝판왕'…의전차 바뀐 이유

'깐부동맹' 맺은 현대차-엔비디아 협력 가속

황 CEO가 이번 방한에서 G90를 탄 것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의 '깐부치킨' 회동 이후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 CEO가 탄 G90은 이러한 관계에 대한 하나의 상징이라는 얘기다.

황 CEO는 지난해 방한 당시 벤츠 마이바흐를 의전차로 이용했다고 한다. 당시 이를 두고 황 CEO가 벤츠와의 협력 관계를 고려해 마이바흐를 의전차로 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엔비디아는 벤츠와 2017년부터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황 CEO가 이번에 G90를 택한 것 또한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관계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깐부 회동 이후 엔비디아와 블랙웰 기반 인공지능(AI) 팩토리를 구축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당시 핵심 추진 사항으로 엔비디아 AI 기술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등이 제시됐다. 현대차는 또 올해 3월 엔비디아와의 자율주행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현대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사장)으로 임명된 박민우 사장은 2017년부터 지난 1월까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인지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인재다. 황 CEO는 당시 퇴사하는 박 사장에게 "가서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어달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황 CEO는 전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을 방문해 "엔비디아는 현대차를 사랑한다"며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회사(현대차그룹)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모빌리티 분야 거인이자 전문가다. 오늘 우리는 AI와 현대차의 모빌리티 전문성을 결합해 미래를 변화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CEO(정의선 회장)와 가까운 친구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는 훌륭한 관리자이자 리더"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