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기준' 강화 거부…감사 받는 건설공제조합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최대 단체인 건설공제조합이 내부 갈등과 사유화 논란에 휩싸이며 정부 감사 대상에 올랐다. 전현직 임원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져 조직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대표 단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회에 윤리강령 제정을 권고했다. 운영위원장을 둘러싼 사유화 논란과 내부 갈등, 임원 개인의 일탈 의혹 등이 잇따르자 쇄신 방안을 마련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운영위는 지난달 말 해당 권고안을 보류해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토부는 건설공제조합 등 관련 단체를 상대로 감사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기 감사 차원”이라면서도 “업계에서 제기된 사안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가 시작된 직후 건설회관에 마련돼 있던 김상수 전 회장의 사무실은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제조합 측은 “운영위원장 업무는 정상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 안팎에서는 전현직 임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2024년까지 대한건설협회장을 지낸 김 전 회장은 현재 공제조합 운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재임 중 전임 협회장의 언론사 대표 취임을 제한하던 규정을 개정했다. 협회 내부에서는 특정 인사를 위한 규정 변경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협회장 퇴임 후에도 공제조합 인사와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옥상옥’ 지적도 제기됐다.

공제조합 운영위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과 모욕에 해당할 수 있는 언행이 문제로 거론됐다. 국토부는 관련 사안에 대해 개선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대표 단체의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만2000여 회원사를 둔 건설공제조합은 정부의 건설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설공제조합 측은 “상위법과의 중복 문제로 보류된 것”이라며 “국토부와 윤리강령 협의체를 운영 중”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