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한동훈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캡처=한동훈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부산 북구 주민들에게 당선 인사를 하며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법무부 장관과 당 대표 시절 보여줬던 날카로운 이미지 대신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검사 한동훈'에서 '동네 정치인 한동훈'으로의 변신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구를 1순위로 만들겠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부산 북구 일대를 돌며 주민들을 만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길에서 만난 중학생이 "저 알아요"라고 아는 체를 하자 "너 기억난다"고 호응했다. 이어 한 의원은 "아저씨 됐어. 너 붙은 것 몰랐지"라며 대화를 이어갔고, 학생은 "아 저 봤어요"라고 친근하게 답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지다가 쫄깃하게 붙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옆에 있던 다른 학생에게는 친근하게 어깨를 감싸며 "오늘 처음 보지"라고 먼저 다가가 기념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한 의원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 쇼츠 영상들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한 학생이 "아저씨, 근데 무소속이라고 하면 좀 안 쪽팔려요?”라고 묻자 한 의원이 당황한 듯 "안 쪽팔린다. 어떻게 하겠냐"고 답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치인의 계산된 답변이 아닌 즉흥적이고 인간적인 반응이 오히려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한 의원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시장과 골목을 누비며 주민들과 직접 대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달 10일 부산 북구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토마토, 찰밥 할매' 김복악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달 10일 부산 북구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토마토, 찰밥 할매' 김복악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찰밥 할머니' 일화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노점을 하던 한 할머니가 선거운동 중인 한 의원에게 직접 찰밥 도시락을 건넸고, 한 의원은 그대로 가로수 옆에 주저앉아 맛있게 먹었다. 해당 장면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았고,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찰밥 할머니'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 의원은 개소식에 '찰밥 할머니'를 직접 초청했고, 선거운동 마지막 날 열린 피날레 유세에도 함께 유세차에 올랐다. 평범한 노점상이 후보의 선거운동을 공개적으로 돕고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은 그의 밀착형 선거운동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캡처=한동훈TV
캡처=한동훈TV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장면들이 단순한 미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학생들과의 격의 없는 대화, 시장 상인들과의 자연스러운 스킨십, 찰밥 할머니와의 인연 등은 기존 한 의원에게 따라붙었던 '검사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실제 한 의원은 검사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거침없는 화법과 대야 공세로 존재감을 키웠지만, 동시에 차갑고 엘리트적인 이미지가 정치적 한계로 지적되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거리감을 준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이에 한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의도적으로 주민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공을 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한 의원의 이러한 변화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전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에서 한 의원이 유세차에 매달려서 얘기하고, 시장 상인들과 어울리고, 땅바닥에도 펄썩 주저앉아 애들하고 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검사 기질을 가진 사람한테서는 굉장히 보기 힘든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동훈의 최대 약점이 '검사한 것'으로 검사 기질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그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했었다"며 "많은 노력을 한 것 같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