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룹 ‘전산실’로 평가받던 국내 시스템통합(SI) 업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의 수혜가 예상되면서다.

전산실 꼬리표 뗀 SI 업체…AI 수혜주로 재평가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S의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은 102.94%에 달했다. 같은 기간 LG CNS는 145.31% 상승했고,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495.05% 급등했다. SI 업계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평가된다. AI 기술이 컴퓨터 화면을 넘어 공장, 로봇, 자동차 등 물리적 현실로 확장됐다. 여기서 SI 기업이 방대한 제조·물류 데이터를 활용하고 직접 지어온 데이터센터가 빛을 발했다.

이와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등 외부 호재도 겹쳤다. 황 CEO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만나 피지컬 AI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그룹의 SI 계열사가 실질적인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삼성SDS 역시 과거 그룹 IT SI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최근 AI 클라우드,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으로 사업 중심을 바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어위브와 오라클 등 글로벌 AI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 업체의 수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로봇 학습·운영 플랫폼 AI 플랫폼 ‘피지컬 웍스’를 공개하며, 피지컬 AI 시대 로봇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LG CNS는 AI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물류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LG CNS는 AI와 로봇, 디지털화폐 전환에 따른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원래 현대오토에버는 시스템통합(SI)·IT 아웃소싱(ITO) 중심 기업으로 그룹사 전산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맡고 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와 로보틱스 아메리카 등 신규 공장 증설 및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서 IT 시스템 구축 역할은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