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봇·SW '삼박자'…젠슨 황 "지금은 한국의 시간"
재계 총수들과 연쇄 회동…"韓, AI혁명에 완벽한 환경"
현대차그룹과 피지컬 AI 협력
새만금 AI센터 지분투자 할수도
현대차그룹과 피지컬 AI 협력
새만금 AI센터 지분투자 할수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 일정을 마친 뒤 “한국과 차세대 인공지능(AI) 및 미래 산업을 만들어갈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한국 테크산업의 경쟁력을 치켜세웠다. 젠슨 황은 지난 5일부터 나흘간 국내 반도체, 로보틱스, 정보기술(IT) 기업과 연쇄 회동을 하고 협력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의 반도체 및 테크 생태계가 그의 방한을 기점으로 엔비디아 주도의 피지컬 AI 동맹 전면에 본격 등판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방한을 통해 엔비디아와 한국 산업계의 협력 전선이 메모리 반도체 동맹 고도화와 함께 피지컬 AI·인프라 생태계 공동 구축으로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SK·삼성과 메모리 설계부터 협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SK그룹 차원으로 더 높여 미래 AI 팩토리를 함께 구축하겠다”고 했다. 젠슨 황은 “SK와의 대규모 파트너십은 다년 계약, 다중 플랫폼, 다중 기술을 아우르는 당사 최초의 협력 모델”이라며 “SK하이닉스의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오늘날 AI 산업은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삼성전자와도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까지 협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젠슨 황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 회동했다. 이들은 7·8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E와 HBM5 공급을 논의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선 자율주행 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 로보틱스는 현대차·LG·두산과 협력
엔비디아는 현대차그룹과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 수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 젠슨 황은 이날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전북 새만금에 ‘새만금 AI 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로봇·AI·수소 사업 거점으로 조성 중인 새만금에 엔비디아의 AI 기술력을 이식하는 것이 골자다. 최상위 연구개발(R&D) 시설인 AI 기술센터를 비롯해 데이터센터와 AI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를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에 지분 투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젠슨 황은 로보틱스 분야 협력에 대해선 “현대차그룹과 AI와 로보틱스, 공장을 모두 통합해 미래 제조업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를 깊이 있게 짚었다”고 말했다.
LG그룹과도 로봇,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을 공식화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젠슨 황과 최고경영진회의(TMM)를 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핵심 플랫폼인 ‘아이작’과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및 물류 로봇의 데이터 구축부터 시뮬레이션, 학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협력하기로 했다. 젠슨 황은 “LG는 로보틱스 시스템부터 현재와 미래의 AI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극찬했다.
두산그룹 역시 에너지, 전자소재, 로보틱스 등 핵심 사업 전반에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양사는 두산의 제품과 기술, 제조 역량을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피지컬 AI 플랫폼과 연결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강해령/신정은/정상원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