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이후 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해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송파구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 직접 참여하면서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 상황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오세훈 당선인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전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리고 있는 '개표소 봉쇄 시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캡처=팬앤마이크 유튜브
캡처=팬앤마이크 유튜브
장 대표는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재선거' 문구와 태극기가 그려진 도화지를 들고 시민들 사이에 섞여 함께 구호를 외쳤다. 또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과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 방문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올림픽공원은 이미 민주주의의 성지가 됐다. 구호는 오직 하나 '재선거'"라며 "정치적인 색깔이 끼어들 공간은 없다"고 했다.

이어 "나도 이곳에서는 한 명의 시민일 뿐"이라며 "직접 그린 태극기, '재선거'라고 손으로 쓴 도화지를 들고 구호를 외친다. 연단은 없다. 당연히 마이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들과 끝도 없이 밀려드는 청년들. '시위대'가 아니라 '시민'"이라며 "'소요'가 아니라 질서정연한 '시민저항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선거를 외치는 함성은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다. 이미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며 "지금의 함성을 외면하면 결국 함성에 쓸려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대표의 독자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후보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정 후보 역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 때문에 장 대표가 외치는 '서울 재선거'는 결과적으로 오 후보의 당선을 부정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이긴 선거"라며 "장 대표가 입에 올리는 '서울 재선거'는, 곧 오세훈 당선인에게 '그 자리 내려놓으라'는 요구와 같은 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장 대표의 재선거 요구는 오세훈 사퇴 종용"이라며 "2030이 모여 있다고 거기에 기술적으로 안 되는 경우를 이야기한다든가, 오세훈 시장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나쁜 정치"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장 대표가 재선거 시위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6·3 지방선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든 데 대한 책임지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얼마든지 새로 뽑히는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투쟁이 가능하다"며 "장 대표가 즉각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노선과 리더십을 다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장 대표가 어떤 취지로 어떤 배경에서 이런 주장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재선거에 대해 당내 의견이 하나로 모인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장 대표도 올림픽공원에 있는 재선거와 지도부 거취랑 연결하기보다는 어떤 것이 당을 위해 필요한지 숙의를 충분히 거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