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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뿐…코타키나발루에 깃든 '林의 침묵'
Cover Story
말레이시아 숲 속 어디까지 가봤니
원시림 깊숙이 자리잡은 빌라
발코니에서 야생 원숭이 보여
백미는 맹그로브 숲 카약 체험
이국적 청량감과 고요함 선사
말레이시아 숲 속 어디까지 가봤니
원시림 깊숙이 자리잡은 빌라
발코니에서 야생 원숭이 보여
백미는 맹그로브 숲 카약 체험
이국적 청량감과 고요함 선사
영화처럼 펼쳐지는 원시 대자연
코타키나발루 국제공항에서 제셀톤포인트 선착장까지 차량으로 15분 남짓, 이후 리조트 전용 보트로 갈아타고 10분만 물살을 가르면 거짓말처럼 숲으로 뒤덮인 섬에 닿는다. 이 거대한 대자연 깊숙한 곳에 ‘가야아일랜드리조트’가 조용히 숨어 있다. 대자연의 품에 안겨 진정한 내면의 평화를 찾는, 온전한 치유의 공간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수속을 밟고 리조트에 입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1시간 안팎. 매연이 가득한 도심에서 완벽히 통제된 원시 자연으로, 마치 영화 속 장면이 전환되듯 극적인 공간 이동이 이뤄진다.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전망대다. 맹그로브 숲 위로 떠 있는 캐노피 빌라,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는 바유 빌라, 남중국해와 키나발루산의 장엄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키나발루 빌라까지. 전 객실에 널찍한 프라이빗 발코니와 데이베드가 마련돼 있어 문밖을 나서지 않아도 나무를 타는 야생 원숭이나 코뿔새와 조우할 수 있다. 시선마저 차단된 철저한 고립을 원한다면 선착장에서 전용 보트를 타고 5분가량 더 들어가는 타바준베이 프라이빗 비치로 향하면 된다. 오직 투숙객에게만 허락된 이 은밀한 해변에서는 온전한 쉼을 만끽할 수 있다.
고요가 건네는 숲의 신비감
리조트의 모든 시계는 ‘쉼’과 ‘자연’이라는 두 가지 철학에 맞춰 느리게 흘러간다. 이곳에서의 액티비티는 격렬한 활동이 아니라 숲이 품은 신비감에 가만히 젖어드는 과정이다. 그중에서도 맹그로브 카약은 가장 낯설고도 경이로운 고립감을 안긴다.눈부신 뙤약볕이 쏟아지는 바다를 노 저어 가다 맹그로브 숲 입구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순간, 공기의 질감부터 확연히 달라진다. 하늘을 빽빽하게 가린 거대한 맹그로브 나무 터널 아래로 진입하면 주변 온도가 뚝 떨어지며 피부에 서늘한 기운이 맴돈다.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일제히 뿜어내는 맑고 무거운 산소가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묘한 신비감 속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카약 노가 물을 가르는 소리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뿐이다. 무더위 속에서 만나는 이 압도적인 청량함과 고요함은 일상의 찌든 때를 씻어내는 듯한 희귀한 경험이다.
자연에서 얻은 감동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철학으로 이어진다. 리조트 내 ‘해양센터’와 ‘야생동물보호센터’가 그 중심에 있다. 환경보존 전담 디렉터를 따로 영입할 만큼 생태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투숙객은 산호 복원 등 보존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환경보존을 총괄하는 저스틴 주훈 디렉터는 “섬의 생태계를 훼손 없이 있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리조트 운영의 최우선 과제”라며 “투숙객이 숲을 탐험하고 직접 산호를 심는 과정에 동참하면서 소비하는 관광이 아니라 보존하는 여행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설명했다.
코타키나발루=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