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최고점'
거시지표 관리 2.79점 '선방'
재정 정책은 긍정·부정 갈려
국내 경제학자들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코스피지수 8000 달성’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성장률 등 전반적인 거시경제 지표 관리는 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확장 재정 기조는 경기 방어 측면에서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선심성 정책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가 컸다. 근본적인 경제 체질을 개선할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거시경제 지표 선방
한국경제신문이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한국경제학회 및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113명을 대상으로 한 경제산업 분야 설문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자본시장 정책(3.39점)이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2770이던 코스피지수는 최근 8000을 찍었다. 반도체 업황 호조 영향이 컸지만 주주 권리 강화 등의 노력도 뒷받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대규모 상장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취득 자사주 의무 소각제도 등을 도입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 친화 정책도 폈다. 한 응답자는 “한국 자본시장이 고질적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물가, 환율, 고용,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 지표 관리 능력은 2.79점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대미 관세 협상, 중동 사태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 비상경제 체제를 가동하는 등 총력 대응한 결과다. 설문조사 기간 직후 1분기 경제성장률은 1.7%로 ‘깜짝’ 상승했다. 한 응답자는 “국내 정치와 대외 여건이 불안한데도 물가와 성장률 등 거시경제를 무난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환율 관리와 잠재성장률 제고 노력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임기 초부터 드라이브를 걸어온 확장 재정 정책은 2.32점을 받았다. 침체된 내수를 부양하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 투입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중장기 재정건전성 훼손, 물가 상승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응답자의 45.1%가 최하점인 1점을 줬다. 한 전문가는 “확장 재정 정책을 펼치더라도 꼭 필요한 부분에 제한적으로 지출을 늘려야 한다”며 “선심성 정책은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조세 감면 정비 등 조세 정책은 중간 점수인 2.49점을 받았다.
◇李가 띄운 구조개혁 ‘2.53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운을 띄운 6대 구조개혁은 2.53점을 받았다. 경제산업 분야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다. 금융(3.04점), 규제(2.86점), 공공(2.82점), 노동(2.59점), 연금(2.47점), 교육(1.98점) 순이었다.
노동개혁은 고용 유연성과 사회안전망 확보가 핵심인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되레 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경제학자는 “노동자 보호만 강조돼 고용 유연성 확보에 해결할 과제가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쏠림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 전환 노력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방향성 자체에 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공공 부문 개혁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 평가액이 늘었지만 지속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