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보다 한강"…잠실은 대치 뒤쫓고 흑석은 방배 제쳐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5~2025년) 강남권 한강 인접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기존 전통 부촌을 크게 앞질렀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4220만 원에서 1억4068만 원으로 233% 뛰었다. 서초구 반포동(4316만원→1억3093만원) 역시 203%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3055만원→9368만원)은 207%, 동작구 흑석동(2058만원→5977만원)은 190% 올랐다.
비한강권 지역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남구 대치동(3427만원→9870만원)은 188%, 도곡동(3081만원→7903만원)은 157%, 서초구 서초동(2570만원→7238만원)은 182%, 방배동(2295만원→5617만원)은 14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신흥 주거지로 부상한 흑석동은 올해 4월 기준 3.3㎡당 6108만원으로 방배동(5727만원)을 넘어섰다. 잠실동(9368만원)은 도곡동(7903만원)과 서초동(7238만원)을 제치며 강남권 대표 학군지인 대치동(9870만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강남권 주거 가치 기준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한강 변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노후 주택이 대거 신축 아파트로 대체되고, 이 과정에서 교육 환경도 자연스럽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녹지와 수변 조망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입지적 희소성이 더해지며 한강 변 프리미엄이 공고해졌다고 분석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강 인접 지역은 쾌적한 주거 환경과 조망권 확보가 가능할 뿐 아니라 주요 간선도로 접근성이 뛰어나 교통 편의성이 우수하다”며 “잠실동과 흑석동은 대규모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서초·강남 비한강권 지역의 매매가를 역전하는 등 서울 고급 주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강 인접 지역에서 대규모 신규 분양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관심을 끈다. 대우건설은 이달 동작구 흑석동에서 ‘써밋 더힐’을 공급한다. 지하 6층~지상 16층, 30개 동, 1515가구 규모 대단지다. 이 중 43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단지 북측으로 한강이, 남측으로 현충근린공원과 서달산이 있어 수변과 녹지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9호선 흑석역이 가깝고, 동작역 환승을 통해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나다.
DL이앤씨가 분양하는 ‘아크로 리버스카이’도 한강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노량진8 재정비촉진구역에서 공급되는 이 단지는 987가구 규모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과 수변광장을 이용할 수 있다. 향후 ‘한강철교 남단 저이용부지 지구단위계획’이 추진되면 수변 테라스와 문화복합시설 등 한강 기반 생활 인프라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 서초구 반포동에서 반포주공1·2·4주구 재건축 사업을 통해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선보인다. 5007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만 1832가구에 달한다. 강남권 핵심 입지인 반포에서 공급되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