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집행부가 따로 직책 수당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규모 노조원 이탈로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내에서는 지난 3월 신설된 직책 수당 규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당시 초기업노조는 조합비의 최대 5~10%를 집행부 직책 수당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규약을 개정했다. 문제는 이 안건이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함께 처리됐다는 점이다. 일부 조합원은 “파업과 별개인 수당 규정을 끼워 넣어 통과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초기업노조 월 조합비는 7억원으로 추산된다. 규정상 5%만 적용해도 월 3500만원이 직책 수당으로 배분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월 1000만원 안팎의 수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는 근로시간 면제를 적용받아 회사 급여도 그대로 받고 있다. ‘이중 수령’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이에 따라 조합원 탈퇴도 이어지고 있다. 한 달 새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만 4000명이 탈퇴를 신청했다. 노조 안팎에서는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잃어 협상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