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나무호 공격 주체, 드론으로 단정할 근거 없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사진)이 호르무즈해협 정박 중 피격된 HMM 소속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의 비행체’에 대해 “드론이라고 단정할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나무호를 공격했다고 정부가 밝힌 비행체가 드론일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된 가운데 정부 고위 당국자가 신중론을 제기한 것이다.

위 실장은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비행체의 정체에 대해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고려하고 추가 조사를 해 판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 실장은 “드론이 아니면 미사일일 수도 있다”며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 합동조사단은 미상의 비행체가 나무호 선미 좌현을 두 차례 타격해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서는 중대형 드론을 통한 조준된 타격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위 실장이 미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드론일 가능성에 대해 “지금 섣불리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 이런 것을 쐈을 주체가 이란만 해도 여러 가지 아닌가. 민병대도 있을 수 있고”라고 덧붙였다. 비행체가 이란산으로 확인되더라도 이란 측의 어느 주체가 발사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위 실장은 호르무즈해협 안전 통항 보장을 위한 국제 공조와 관련해 “여러 단계의 군사적 역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낮은 단계부터 몇 단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군사적 역할 검토’가 곧바로 함정·항공기 전개 등 직접적인 군사력 투입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 직접 파병 가능성보다는 군사 정보 공유 등 제한적 수준의 기여 방안을 우선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보 공유나 후방 지원, 다국적 작전 지원 등 국제사회의 군사적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뒷받침하는 다양한 형태의 기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1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국방부는 국제법과 국내법 절차를 준용하는 가운데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여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미국 측에) 말했다”고 했다.

김다빈/한재영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