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지난달 2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다시 시작되면서 앞으로 전세 매물이 시장에 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마저 실거주 위주로 개편한다고 하니 팔고자 하는 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는 4개월 내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매물 유도를 위해 이 실거주를 유예해 줬으나, 형평성 논란이 일자 모든 주택으로 실거주 유예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매물이 조금 더 나올 수는 있지만, 무주택자가 매입하는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다시 전세 물건이 증가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다주택자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에서는 내 집 마련에 나선 이가 급증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5월 7일까지 서울에서 접수된 토지거래허가 건수는 단독과 빌라를 포함해 3만3806건에 달했습니다. 시기별로 보면 1월 7171건에서 2월 5174건으로 줄었다가, 3월부터 8673건으로 급증한 뒤 4월에는 1만208건까지 증가했습니다. 5월 들어서는 4일에만 912건, 6일에는 926건이 몰렸습니다.

그러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기한 내 매도가 사실상 끝나자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914건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 수는 10일 조사 기준 3만1574건으로, 4월 말 이후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도세가 중과되자 다주택자들이 매매를 접고 다시 전·월세로 돌리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는 7월 세제개편에서 보유세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확정된다면 매물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월세 실수요자가 밀집한 노도강이나 금관구 지역에서는 전·월세 물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전세 대출도 잘 나오지 않고 매물마저 없다 보니, 수요자들은 15억원 이하 매물에 대해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전세 매물은 더 줄어들고 전셋값은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서울 지역 주택 인허가 실적은 5632호로 전년 동기(1만4966호) 대비 62.4% 급감했습니다. 보통 인허가 이후 3~5년 뒤에 입주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입주 물량 자체가 확 줄어들게 됩니다. 서울은 신규 택지개발이 힘든 데다 재개발·재건축을 빠르게 추진한다고 해도 입주까지는 대부분 10년 뒤의 일입니다. 지금도 전세 물건이 확 줄어든 상태인데 향후 대규모 공급마저 거의 없는 셈입니다.

여기에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해 건설 공사비까지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2로 집계돼 전월 대비 0.49%,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52% 상승했습니다. 건설 자재비는 물론 인건비와 안전관리비 등이 동시에 치솟으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 기간 연장까지 검토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중동 사태가 끝나더라도 고유가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올해 3, 4분기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전망합니다.

공사비가 빠르게 상승하면 분양가도 동시에 오릅니다.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셋값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비율은 전 분기 대비 5.13%포인트 상승한 46.85%로 올라섰고, 4월에는 53.77%에 달했습니다. 반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율은 올해 1분기 43.3%로 지난해 대비 확 낮아졌습니다. 5% 이내로 임대료를 제한해 계약할 수 있음에도, 세입자는 평균 7.54%의 보증금 인상을 감수해가며 계약갱신청구권을 아끼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권리를 영원히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2년 뒤에 사용한다고 해도 현재의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 전세 물건은 크게 줄고 전셋값은 더 폭등할 것이 확실합니다. 그때가 되면 전셋값이 지금의 매매 가격과 비슷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지금이라도 실수요자라면 노도강이나 금관구 정도에서 대출받아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나 한강 벨트는 어차피 현금 부자가 아니면 매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공사비 및 분양가 상승, 인허가 감소와 착공·입주 물량 위축을 감안하면 지금부터는 전세가 아니라 대출을 받아서라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경우라면 GTX 라인이 연결되는 경기도 내 신도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화성 동탄신도시나 파주신도시, 일산신도시 등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차피 시장은 임대인 우위로 변했고 전세의 월세화는 가속화될 것입니다. 결국 가능한 선에서 내 집 마련을 감행하는 것이 지금 당장 내릴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매물을 찾아봐야 할 때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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