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AI 시대 국민배당금' 공개 제안…투자자는 대혼란
靑 정책실장 한마디에 코스피 장중 5% 급락
"AI 과실 특정 기업 결과 아냐
이익 일부 국민에게 환원해야"
시장선 '횡재세 징수'로 해석
청와대, 논란 일자 "개인 의견"
"AI 과실 특정 기업 결과 아냐
이익 일부 국민에게 환원해야"
시장선 '횡재세 징수'로 해석
청와대, 논란 일자 "개인 의견"
김 실장은 지난 11일 밤 자신의 SNS에 A4 용지 네 장 분량의 글을 올렸다. 제목은 ‘차원이 다른 나라 : AI 시대 한국의 장기 전략’이었다. 그는 지금의 반도체 특수가 ‘사이클’이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변화에 따라 출렁이는 수출 중심 경제 구조가 견고한 구조적 이익을 창출하는 ‘기술 독점 경제 구조’로 변모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인프라”라며 “그리고 그 인프라 전환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과 이윤을 인간의 삶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배당금을 제안했다. 김 실장은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며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초과 이익 일부를 현세대의 사회 안정성과 전환 비용 완화에 사용하는 것 역시 단순한 분배가 아니라 체제 유지 비용 성격을 지닌다”고 했다.
김 실장은 초과 이익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로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AI 시대 전환 교육 등을 언급했다. 노르웨이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하고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구조적 초과 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제도화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 같은 주장이 12일 오전 알려지기 시작하자 증권업계와 정치권은 하루 종일 들썩였다. 김 실장의 제안이 시장에 퍼지자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7999선까지 상승했다가 이내 5% 이상 급락했다. 김 실장이 ‘초과 세수’뿐만 아니라 ‘초과 이윤’ ‘초과 이익’ 표현도 동원하면서 단순히 정부 재정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국민배당금 재원으로 직접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야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코스피지수 급락에 “기업의 초과 이윤을 사회적 환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악스러운 반시장적인 인식에 시장이 즉각 반응한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기업이 구성원에게 성과를 나누고 주주에게 배당하고 국가가 법률로 정한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것 그 이상의 사회적 책임을 정부가 강제하려는 시도, 이것이 바로 반기업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실장은 “기업 이익이 아니라 초과 세수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이날 오후 늦게 공지를 통해 “정책실장이 SNS에 게재한 내용은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형규/한재영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