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과·책·화장품…소반 위 '취향'따라 사랑방 풍경이 변했다
신세계백화점 '내면의방'展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소반’을 주 테마로 한 전시관이다. 서양의 테이블이 공간의 중심을 차지하고 고정된 역할을 수행한다면 소반은 ‘움직이는 가구’로서 방의 성격을 실시간으로 바꾼다. 놓이는 위치에 따라 방은 손님을 맞는 응접실이 됐다가 학문을 닦는 서재가 되고, 때로는 예술 활동이 이뤄지는 창작실로 변모한다. 단순히 작은 밥상이 아니라 위에 올리는 사물에 따라 공간의 의미를 결정하는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한 층 아래 ‘서재’와 ‘사랑방’ 섹션은 현대적인 장인정신으로 과거를 소환한다. 김균철 작가는 차가운 산업 소재인 알루미늄을 녹여 모래 거푸집에 붓는 주물 방식으로 의자를 제작했다. 별도의 부품 없이 액체 상태의 금속이 응고되며 스스로 형태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끊임없이 지식을 확장하던 선비의 지적 탐구 과정과 닮아 있다. 유다현 작가의 작업은 손끝의 감각을 자극한다. 가죽을 얇은 줄로 재단해 새끼 꼬듯 엮어 만든 ‘함(盒)’은 재료의 밀도만으로 긴장감 있는 구조를 유지한다. 전시는 다음달 25일까지 이어진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