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김혜경 여사가 중국 상하이 푸싱아트센터에서 열린 K뷰티 행사에서 인플루언서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지난 1월 김혜경 여사가 중국 상하이 푸싱아트센터에서 열린 K뷰티 행사에서 인플루언서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수출입 분석을 위한 분류 코드 기준이 6년 만에 확대 개편된다. 지난해에만 총 643억달러(약 93조원) 수출액을 기록한 ‘5대 효자 품목’을 통계에 제대로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15대 주력 품목만으로는 최근의 수출 다변화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산업통상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MTI(무역통계 품목분류) 코드 개정안을 발표했다. MTI는 전 세계 공통인 HS 코드를 국내 산업 구조에 맞게 재분류한 한국형 기준이다. 정부는 이를 기존 15대 주력 수출 품목에서 20대로 확대했다. K그리드와 K뷰티, K푸드 확산 등으로 해외에서 통하는 ‘K품목’이 빠르게 늘어난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새롭게 포함된 품목은 중간재인 전기기기·비철금속과 소비재인 농수산식품·화장품·생활용품이다. 전기기기는 변압기·케이블 등 전력 인프라 수출 확대의 핵심 품목이고,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제품이 북미와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수산식품 역시 라면·김 등 K푸드를 앞세워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 5개 품목의 지난해 수출액은 총 643억달러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20대 품목 기준 수출 비중은 86.3%로 확대돼(기존 15대 77.2%) 주요 수출 흐름을 보다 촘촘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단순히 “잘 나가는 품목을 더해 보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20대 품목은 성과가 좋은 분야만 모은 것이 아니라 수출 비중과 정책적 중요성,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바로미터’ 성격”이라며 “품목 여건에 따라 향후 빠지거나 조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수출은 반도체 중심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컴퓨터 등 연관 산업까지 이른바 ‘범(汎)반도체’ 영역 전반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화장품·식품 등 5대 소비재도 고르게 증가세를 나타내며 “한류 프리미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분쟁 장기화 시 유가 상승과 함께 교역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통화기금(IMF)도 관련 시나리오에서 세계 성장률이 3%대 초반에서 2%대 중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기 위해 세부 품목 분류도 전면 손질했다. 반도체는 하나의 코드에 묶여 있던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분리하고, 메모리는 D램과 낸드 등으로 세분화했다.

배터리는 기타 축전지에 포함됐던 리튬이온 배터리를 별도 코드로 떼어내고, 양극재·전해액·분리막 등으로 흩어져 있던 소재를 ‘배터리 소재’로 통합했다.

자동차는 차종과 파워트레인(전기·하이브리드·내연기관 등 구동 방식)을 서로 다른 단계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SUV 중 전기차 수출'처럼 보다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해진다. 신차와 중고차도 구분해 수출 흐름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오헬스는 별도 MTI 코드를 신설하고 의약품과 의료기기로 나눴다. 바이오헬스는 지난해 기준 약 163억달러로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다. 이번 개편은 단순 수출액 순위가 아니라 산업 중요도를 반영해 이뤄졌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생활용품 범주에는 문구·완구·가구·레저용품·유아용품 등 일상 소비재가 포함됐다. 산업부는 “그동안 중간재 중심이던 한국 수출 구조에서 소비재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책적으로도 주목해 보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통계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2022년 이후 자료에도 소급 적용된다. HS 코드 개편으로 과거 자료까지 모두 맞추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되, 증가율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산업부는 “MTI 체계는 복잡한 HS 코드와 달리 산업 흐름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며 “세부 분류가 정교해진 만큼 기업과 투자자들도 산업 구조 변화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