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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협상은 열리고 최소 휴전은 연장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런 기대 속에 투자자들은 뉴욕 증시가 얼마나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단기 급반등으로 주가 밸류에이션이 다시 비싸졌고, 실적 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높아진 이익 기대는 반도체, 에너지 등 몇 개 종목에 의존하고 있는 탓입니다.
1. 최악이라도 휴전은 연장?
20일(미 동부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 수준의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가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브렌트유는 새벽 한때 배럴당 97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가보다 10달러가량 오른 것입니다.
이란은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가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고 지나려던 유조선 등을 공격했습니다. 미국은 봉쇄선을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을 무력으로 나포했고요. 이란은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공격하겠다고 재차 위협하면서도 미국 협상단이 2차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외교부는 아직 협상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는데요. CNN, 로이터 등은 이란이 21일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전쟁은 누구의 이익도 되지 않는다. 긴장 완화를 위해 모든 합리적, 외교적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대사급 회담 2차 회의도 오는 목요일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건물에서 열립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주말 사이 중동 뉴스는 지난 금요일 시장 기대와 비교하면 확실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한걸음 물러서서 보면 여전히 이 분쟁의 흐름은 긴장 완화(de-escalatory) 경로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고 위험도 많이 남아 있지만 방향은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바이탈날리지는 "양측의 2차 협상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며, 합의가 불발되어도 22일 끝나는 휴전 협정은 연장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스테판 켐퍼 전략가는 "주말 동안의 상황 전개로 낙관론이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시장은 단기에 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재개될 수 있는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배런스는 "평화 회담이 난항을 겪고 화물선 공격이 잇따르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또다시 타격을 입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는 전면적인 충돌로의 회귀라기보다는 회담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으로 보인다"라고 썼습니다.
2. 유가 정상화 "8개월 걸린다"
유가는 큰 폭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브렌트유 6월물은 5.6% 상승한 배럴당 95.4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6.87% 오른 배럴당 89.6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더힐 인터뷰에서 "그가 완전히 틀렸다"라며 휘발유 가격이 정상화하는 시점이 "전쟁이 끝나는 즉시"라고 주장했습니다.
월가는 유가 정상화가 언제쯤 이뤄질 것으로 볼까요?
3. 단기 조정 가능하지만 상승세 지속
주가는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중동을 둘러싼 부정적 뉴스 흐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지난 3월 30일을 바닥으로 주식이 연일 치솟으면서 주가 밸류에이션이 다시 높아지고 일부 주식은 과매수 상황에 진입한 탓도 있습니다.
오크트리캐피털의 하워드 막스 설립자도 "시장은 지금 할인 판매 중이 아니다.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 생기는 저평가된 상품들은 없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도 "매그니피센트 7(Mag 7)은 최고 품질의 주식으로, 30배 수준인 그들의 P/E는 과도하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 평론가는 "S&P500 지수에서 나타난 급격하고 지속적 상승세(3주 연속 급등)는 우연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 지수가 신고점을 경신하는 것은 향후 전망을 볼 때 부정적 신호보다는 긍정적인 신호일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보인다. 최소 지난 금요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소식에 급등했던 경기 순환주들이 조정을 거치면서 시장은 조금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유가가 최근 고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시장은 모호한 협상 소식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강세론자들은 돌파를 유지하기 위해 S&P500 지수 7000 수준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리하면 월가 대부분은 이란 관련 부정적 뉴스로 인해 일부 조정은 나타날 수 있다고 보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입니다.
4. 실적이 지지 vs 일부 기업만 강력
월가가 긍정적 시각을 유지되고 있는 것은 펀더멘털인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게 가장 큽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S&P500 기업에 대한 2026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지난주 0.4%포인트 상승해서 18.0%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 4주 동안 1.7%포인트 증가했고요. 올해 초부터 따지면 3.2%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이는 시장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WSJ은 "최근 실적 전망치가 크게 오른 데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는데, 둘 다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첫째는 AI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가격이 폭등했다는 점이고, 둘째는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기업이 큰 호황을 누렸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시장은 이전보다 저평가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AI 붐이 꺼지거나 이란과의 평화협정 체결로 유가가 급락한다면, 현재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는 주가가 나중에는 오히려 비싸 보이게 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거의 유일한 주식은 기술주다. 이것도 주로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등 소수 종목이 상향 조정에 크게 이바지한 결과다. 나머지 주식들은 실적 전망치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하향 조정된 게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번 주와 다음 주에 대형 기술주가 실적을 발표하는데, (좋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적이 부진할 경우 지수는 하락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도체 주식이 핵심일 텐데요. 오늘 인텔의 주가는 4.09%나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200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급등한 상황에서 오는 금요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소프트웨어는 회복세를 이어갔습니다. 업종 ETF인 IGV는 1.4% 뛰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주식들의 실적 발표도 조만간 시작됩니다. 이들의 발표가 향후 주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5. 워시 청문회 관전 포인트 3가지
유가 상승과 함께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4시3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2bp 오른 4.256%, 2년물은 2.7bp 상승한 3.727%를 기록했습니다.
=인준 투표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반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은행위원회가 공화당 13,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공화당 소속인 틸리스 의원이 반대하면 12대 12 동률이 될 것이며, 상원 전체 표결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준이 5월 15일 이후로 늦어지면 임시 의장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워시의 막대한 재산도 청문회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워시는 최소 2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 내역을 신고했는데요. 투자한 펀드들의 구체적 투자 내역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② AI 덕분에 금리 인하
=워시는 AI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금리 인하를 지지해 왔습니다. 워쉬는 모두발언문에서 기술 주도 생산성 증가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는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생산성 향상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더 강한 성장세가 중립금리를 낮추는 게 아니라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중립금리 이하로 기준금리를 낮추면 투기와 금융 불안정을 부추길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시가 의장에 오르더라도 뜻대로 금리를 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찰스슈왑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의결권을 가진 위원 12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현재 워시에게는 아군이 많지 않아 보인다. 조만간 금리를 내릴 의향이 있는 위원은 과반수를 훨씬 밑돌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시는 또 6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Fed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채권 보유액 1조 달러를 줄이면 정책금리를 약 50bp 인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은행 준비금과 금융 시장의 유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모두발언문에서 그는 대차대조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워시는 대차대조표 정책 변경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광범위하고 신중한 검토 후에만 고려될 수 있고, 이는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점을 시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35.1%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6. 애플 "CEO 교체"
주가는 소폭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24%, 나스닥은 0.26% 하락했고요. 다우는 0.01% 약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나스닥은 13거래일 연속 상승(1992년 이후 최장 기록) 행진을 마감했습니다.
JP모건이 2.16% 오르는 등 은행 주식은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골드만삭스 프라임브로커리지는 "지난주 헤지펀드들은 11주 만에 금융주를 처음으로 순매수헸다"라고 밝혔습니다.
중동 긴장 고조에 유나이티드항공은 2.84%, 아메리칸항공은 4.23% 내렸는데요. 아메리칸항공은 유나이티드와의 합병 논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0.53% 하락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그렉 아벨 CEO는 경쟁자였던 토드 콤스가 운용했던 약 15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콤스는 작년 12월 JP모건으로 옮겼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매각했을 가능성이 있는 주식에는 아마존, 캐피털원, 비자, 마스터카드, 크로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