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부금 4억달러(약 6000억원)로 백악관에 대규모 연회장을 짓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법원이 의회 승인 없이 백악관을 개조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기각하고 공사 중단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리처드 레온 미국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31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은 미래 세대 퍼스트패밀리(대통령 가족)를 위한 백악관의 관리자지만 소유주는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민간 기부로 자금을 조달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의회 승인 없이 백악관 동관을 철거한 것의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레온 판사는 백악관 안전과 보안을 위한 필수 작업을 제외하고 2주간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항소할 것을 법원에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백악관 공사는 규모에 관계없이 의회 승인을 요구받은 적이 없다”며 “이번 공사는 세금이 아니라 민간 기부금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승인받을 이유가 더욱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줄곧 대통령이 백악관에 손을 댈 수 있도록 의회가 암묵적으로 동의했음을 주장해왔다. 대통령 관저의 연간 유지·보수를 위해 예산 수백만달러를 배정하고, 건물 개조 및 개선을 허용하는 법을 제정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 법 조문에 대해 레온 판사는 “에어컨, 난방, 주방, 조명 등과 관련한 관리, 유지보수, 수리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미국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저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승인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위원회 대변인인 스티븐 스타우디글은 “판사의 명령은 건설을 금지하는 것이지 계획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목요일 회의 때 연회장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표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