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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의 데이지, 티모시의 팬더… 남자, 보석을 입다 [민은미의 파인주얼리]
다이아몬드는 여성 전유물이라고?
보석 브로치와 다이아 목걸이 걸친 남성들
‘보석=여성’이란 오래된 공식 허물고 있어
보석 브로치와 다이아 목걸이 걸친 남성들
‘보석=여성’이란 오래된 공식 허물고 있어
문구 하나가 대중문화 속 다이아몬드를 깊이 심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노래 이후 광고와 패션, 영화 속에서 다이아몬드는 ‘여성’의 로망과 동일한 이미지로 반복되었고, 보석은 자연스럽게 ‘여성의 세계’에 속한 장식처럼 인식됐다. 실제로 오랫동안 하이 주얼리는 여성의 무대였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변한다. 최근 레드카펫에서 더 눈부신 것은 드레스가 아니다. 바로 남자의 턱시도 위에 달린 브로치와 목걸이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브로치, 링을 과감하게 착용한 남성들이 속속 등장해 하이 주얼리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때 소수의 멋쟁이나 록 스타의 전유물처럼 보였던 남성 주얼리가 확장하고 있다. 하나의 문화적 흐름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패션과 영화, 레드카펫과 K팝까지 서로 다른 무대에서 남성들이 보석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보석은 성별의 경계 안에 머물지 않는다.
보석을 스타일로 바꾼 남자 '지드래곤'
지드래곤은 가수이자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아티스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K팝 스타라는 범주를 넘어 패션 무대에서 독자적인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샤넬과의 오랜 협업을 통해 하우스의 남성 스타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드러내며 파리 패션위크의 단골 인물이 되었다. 스트리트 감성과 하이 패션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눈에 띄는 것은 보석을 다루는 방식이다. 반지와 목걸이를 과감하게 레이어드하고, 시계와 주얼리를 하나의 요소로 활용한다. 하이 주얼리를 특별한 장식이 아니라 패션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한 꽃잎 하나가 빠진 데이지는 완전함보다 불완전한 개성과 자유를 나타내는 지드래곤 세계관의 아이콘이다. 이 데이지 모티프를 제이콥앤코가 고급 주얼리로 구현하며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드래곤은 주얼리를 특별한 순간에만 착용하는 장식에서 벗어나, 개성과 태도를 드러내는 일상의 언어로 확장했다.
남성 우아함의 새로운 공식 '티모시 샬라메'
티모시 샬라메는 수년간 공식 석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가운데 한 사람이다. 클래식한 턱시도 위에 목걸이를 더하거나, 빈티지 주얼리를 현대적인 수트와 매치하는 그의 방식은 주얼리를 남성 스타일의 중요한 요소로 끌어 올렸다.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2026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었다. 영화 ‘마티 슈프림’으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순간, 그는 까르띠에의 팬더 목걸이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랐다. 다이아몬드로 정교하게 세팅된 팬더 네크리스는 블랙 의상과 어우러지며 우아하고 대담한 이미지를 동시에 만들어냈다.
턱시도 위 브로치의 품격 '콜먼 도밍고'
여러 개의 다이아몬드 브로치가 재킷 한쪽 라펠에서 어깨 방향으로 흩뿌려지듯 덩굴처럼 이어지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빛을 받을 때마다 미묘하게 반짝이는 브로치는 예상 밖의 드라마틱한 반전을 연출했다. 브로치와 목걸이, 때로는 귀걸이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그의 모습은 19세기 귀족 남성들이 주얼리를 즐겨 착용하던 전통과도 닮았다. 그의 이미지는 보여준다. 때로는 단 하나의 브로치가 남성 주얼리의 가장 탁월한 진수가 될 수 있음을.
K팝이 연 남성 주얼리 시대 'BTS 진'
K팝의 세계적인 인기는 럭셔리 산업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한국 스타가 글로벌 주얼리 하우스의 얼굴이 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그 중심에 진이 있다. BTS 멤버인 진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아티스트다. 무대 위에서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만, 공식 석상과 캠페인에서는 편안하지만 절제된 클래식함을 드러낸다.
보석은 여성의 드레스 위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장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명제 앞에 ‘한때’라는 단어를 더해도 될 것 같다. 지금 레드카펫과 패션 무대에서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브로치, 링을 자연스럽게 착용한 남성들이 등장하면서 하이 주얼리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때로는 과감하고 때로는 우아하게, 보석이 남성들의 스타일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전설적 문구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하이 주얼리를 만나는 새로운 무대는 이제 드레스가 아니라, 턱시도 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