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웃 자치구인데…마포·은평 쓰레기 전쟁 불붙었다
마포구, 은평구 상대 소송 제기
재활용장 건립비 소유권 주장
"188억 투자했는데 지분 못받아"
은평구 "마포가 먼저 협약 깨"
마포 소각장 공동이용 이행 촉구
서울시 "협약 이행이 우선"
재활용장 건립비 소유권 주장
"188억 투자했는데 지분 못받아"
은평구 "마포가 먼저 협약 깨"
마포 소각장 공동이용 이행 촉구
서울시 "협약 이행이 우선"
31일 서울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마포구는 서울 서북3구(마포·은평·서대문구)가 공동 투자해 지난해 5월 준공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은평구가 단독 소유로 보존등기 한 것과 관련해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최근 제기했다. 마포구는 은평구가 사전 협의 없이 단독 등기를 마친 것은 부당하며, 마포구가 부담한 188억원에 대한 권리 행사 차원에서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서북 3구의 구청장들은 마포구가 소각 쓰레기(마포자원회수시설), 은평구가 재활용품(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서대문구가 음식물 쓰레기(난지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시설)를 나눠 처리하겠다고 협의했다. 주민 기피 시설인 쓰레기 관련 시설을 분산해 짓고 공동 이용하는 형태로 ‘윈윈 방안’을 마련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난해 깨졌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가 들어선 뒤 은평구가 마포구에 소각장 이용을 요청하자, 마포구는 시설 포화를 이유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은평구 또한 이에 맞서 마포구의 재활용품 반입을 막았다. 작년 기준 마포자원회수시설의 가동률이 80.1% 수준으로 마포구가 주장하는 ‘시설 포화’는 억지란 판단에서다. 그러자 마포구는 투자한 돈을 빌미로 소유권 소송을 제기하며 은평구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이다.
마포구의 이러한 행보는 서울 시내에 4곳밖에 없는 소각장을 일종의 ‘협상 도구’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각장은 서울시 소유지만 운영 과정에서 자치구의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재활용 센터 지분이나 다른 행정적 이득을 얻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된 것도 갈등을 증폭시켰다. 예전에는 소각장이 부족하면 쓰레기를 매립지에 묻었지만, 올해부터는 반드시 태우거나 재활용해야 한다. 쓰레기를 처리할 시설이 없는 자치구는 쓰레기 대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갈등의 중재자여야 할 서울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상암동에 신규 소각장 건립 문제로 이미 마포구와 수차례 법적 싸움을 벌이며 관계가 악화한 탓에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 간 협약 이행이 우선이며 시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란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